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집값에 미칠 영향 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는 선거 이후에도 서울의 집값 오름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가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점쳤다.
문 당선인의 부동산 관련 공약은 집값 안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 문 당선인은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 관련 규제를 강화해 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집값을 안정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포함)를 도입하고 공공주택 100만 가구를 공급해 전셋값이 터무니 없이 뛰는 것도 막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은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데다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에서 벗어난 강남 재건축 단지와 강북 역세권 주변 뉴타운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견고해 최근 상승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도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내년까진 입주 물량이 많아 보합 수준을 유지하다 2019년부터 입주 물량 감소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택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새 정부의 규제 수준도 아주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종합부동산세 신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개발이익환수 등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집값이 더 폭등하는 결과로 이어진 학습 효과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건설업과 부동산 시장마저 위축되면 경제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새로운 규제 강화 보다는 기존 규제가 잘 시행되도록 관리 감독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재건축 아파트와 역세권 소형 평형 아파트가 시세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투자 자금의 상당 부분이 신규 분양 아파트 대신 재건축아파트로 유입되면서 재건축 단지 중심의 시세 상승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서울 역세권 아파트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대출 부담이 적은 소형 면적이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에선 문 당선인이 내놓은 세종시의 행정 수도화와 김해신공항 개발 공약 해당 지역이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벌써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분양된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는 19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535명이 몰려 10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청약 접수를 받은 ‘힐스테이트 김해’도 평균 5.22대 1, 최고 8.50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반면 일부 지방에선 미분양과 시세 하락이 나타나는 등 전국적인 양극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권 팀장은 “수도권과 세종시 등 특정 지역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며 대출 받기도 쉽지 않고 시장 상황도 안 좋은 다른 지역에선 가격이 하락하는 등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