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의 한 터널 내부에서 9일 오전 9시쯤 웨이하이 소재 국제학교 부설 유치원 차량에 화재가 나 한국 유치원생 10명 등 탑승자 12명이 사망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웨이하이시 환추이(環翠)구에 있는 타오쟈쾅(陶家夼) 터널에서 웨이하이 중세(中世) 한국국제학교 부설 유치원생 11명 등 13명이 탄 통학버스가 앞서 가던 쓰레기 운반 차량을 추돌한 후 불이 붙으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를 탈출하지 못한 4~7세 한국 국적 원아 10명(이중국적 포함)과 중국 국적 원아 1명, 중국인 운전자가 연기에 질식해 사망했다. 중국인 인솔교사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한국 국적 원아 중 일부는 중국 국적도 함께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원인은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목격자들에 따르면 추돌 직후 충격으로 버스 앞쪽 출입구 근처에서 불길이 치솟았고, 이로 인해 버스 출입문이 열리지 않아 원아들이 탈출하지 못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타오쟈쾅 터널은 웨이하이시 중심가로부터 약 5㎞ 떨어진 곳이다. 2007년 개교한 웨이하이 중세한국국제학교(이사장ㆍ이용규)는 초ㆍ중ㆍ고 과정과 부설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민 자녀들이 주로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쿵쉬안유(孔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는 이날 저녁 김장수 주중대사에게 연락해 “중국 정부를 대표해 희생자 및 가족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고 밝혔다. 사고 지역을 관할하는 칭다오(靑島) 한국총영사관은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이수존 총영사 등을 현지로 파견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 현지 공안이 사망한 유치원생 DNA 검사를 통해 신원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하이=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