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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면 껑충… “울릉도 땅값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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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면 껑충… “울릉도 땅값 무섭네”

입력
2017.05.0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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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잇는 일주도로 내년 완공

천부리 일대 3년 새 2배 급등

울릉항ㆍ공항 개발되는 사동리

“사고 싶어도 땅이 없다” 품귀

도동은 강남아파트 2배 가격

거품 피해 우려 목소리도 나와

경북 울릉 일주도로 중 미개통(4.75㎞) 구간에 속하는 저동터널 1.5㎞ 안에 내부포장 공사가 한창이다. 울릉=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울릉 일주도로 중 미개통(4.75㎞) 구간에 속하는 저동터널 1.5㎞ 안에 내부포장 공사가 한창이다. 울릉=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울릉 일주도로 전체 44.55㎞ 구간의 위치도. 붉은색으로 표시된 곳은 지난 54년간 미개통된 4.75㎞ 구간이다. 경북도 제공.
경북 울릉 일주도로 전체 44.55㎞ 구간의 위치도. 붉은색으로 표시된 곳은 지난 54년간 미개통된 4.75㎞ 구간이다. 경북도 제공.

경북 울릉 지역 땅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섬 전체를 하나로 잇는 일주도로가 사업계획 54년 만인 내년 11월 완공되는데다 대형 여객부두와 울릉공항 건설까지 개발 호재가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섬 곳곳이 들썩이고 있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근래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섬 북쪽에 자리한 북면 천부리 일대다. 천부 지역은 일주도로 종점에 자리해 교통여건이 좋지 않은 울릉도에서도 오지로 꼽혔다. 울릉 관문이자 중심지인 울릉읍 도동리 도동항까지 7㎞에 불과한 거리이지만 도로가 없어 섬 반대편으로 33㎞ 이상을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로만 40분이나 걸린다. 하지만 북면 천부리 섬목에서 울릉읍 저동리 내수전까지 일주도로 미개통 4.75㎞구간이 완공되면 승용차로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북면의 응급환자가 임시 개통한 도로를 통해 울릉보건의료원까지 후송되고 있다.

이처럼 울릉 도동항에서 가장 먼 지역인 북면 천부리가 180도 바뀌어 중심권으로 편입되자 일대 땅값이 폭등하고 있다. 북면 주민들에 따르면 천부리 해중전망대와 현포항 사이 경치가 좋은 바닷가 땅은 3.3㎡당 1,000만원을 호가한다. 2~3년 전보다 두 배 뛴 가격이다.

국토교통부가 표준지로 삼는 북면 천부리 718의39의 공시지가만 해도 2014년 1월1일 기준 3.3㎡에 57만3,540원이었지만 올 1월1일 113만8,500원으로 3년 새 2배 가까이 올랐다.

울릉 북면의 한 지주는 “한 달 만에 평(3.3㎡)당 100만 원씩 가격이 오른 땅도 있다”며 “주민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무섭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 북쪽 지역 땅값이 일주도로 호재로 움직인다면 울릉 남쪽의 사동리는 대형 여객부두 접안이가능한 울릉항과 울릉공항 개발로 뛰고 있다. 울릉읍 사동리 일대는 호텔과 모텔, 펜션 등 숙박업소 신축이 잇따르고 있다. 사동 지역은 이미 2~3년 전보다 3배 이상 뛴 3.3㎡당 500만 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나 현재 매물이 사라진 상태다.

사동리 한 신축펜션 주인은 “3년 전 3.3㎡당 80만원에 산 땅이 지금은 300만원 가까이 한다”며 “이제는 사고 싶어도 땅이 없다”고 말했다.

북면 천부리와 울릉읍 사동리 일대 부동산 폭등 바람은 울릉의 중심지 도동에도 다시 불고 있다. 도동항 부두 근처는 3.3㎡당 3,000만원을 넘겼고 최근에는 7,000만원 짜리 매물도 등장했다. 부동산114가 발표한 지난해 말 서울 강남3개구(강남ㆍ서초ㆍ송파) 아파트 3.3㎡당 가격 3,684만원에 비해 2배다. 울릉읍 도동리 일대는 도동항에서 성인봉 방향으로 골목 안쪽 땅도 크게 올라 3.3㎡당 2,000만원에 달한다.

울릉 부동산은 경매시장에서도 귀하신 몸이다. 대법원 경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1년간 울릉지역 부동산 경매의 감정가 대비 매각가는 124.7%로 집계됐다.

울릉지역 땅값이 자고 나면 오를 정도로 무섭게 뛰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거품이 끼었다’는 뒷말도 나돈다.

울릉군 한 공무원은 “울릉도는 평지가 거의 없고 해안은 대부분 절벽이라 택지가 굉장히 적어 외지에서 조금만 땅을 사도 땅값이 크게 뛸 수 밖에 없다“며 “시간이 지나면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만큼 섣부른 투자로 인한 피해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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