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편의 위해 민관시설 이용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전국 곳곳에 이색 투표소가 등장, 눈길을 끌었다. 선관위가 유권자 편의를 고려해 투표소로 자주 사용되는 주민센터, 학교 등 공공기관 건물 외에 민간 시설 얻어 사용하면서 생긴 일이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는 ‘헬스장 투표소’가 화제를 모았다. 투표를 위해 지하 1층 헬스장으로 내려온 주민들은 투표장까지 가득 울려 퍼지는 신나는 댄스곡에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10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투표장을 찾은 김연지(31)ㆍ장진우(32)씨 부부는 “5분쯤 줄을 서있는 동안에라도 신나는 음악을 들을 수 있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906곳의 투표소가 설치된 부산에서도 미술전시관과 자동차대리점 등 이색 투표소가 설치됐다. 부산 수영구 한 화랑(민락동 제2투표소)에 투표하러 온 유권자들은 전시관 내부 미술작품을 관람하며 투표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렸다. 중구 중앙동 제2투표소는 자동차대리점에 마련돼 기표소 너머로 신형 자동차와 부품이 놓인 이색 장면이 연출됐다.
광주에선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이 투표소로 변신했다. 이날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1층 제문헌에 마련된 북구 용봉동 제6투표소엔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고 백남준의 설치작품인 ‘고인돌 1995’ 앞에 기표소 3개가 설치돼 유권자들의 투표를 도왔다. 이 곳은 주민들의 접근성이 뛰어나 지난해 4ㆍ13총선 당시에도 투표소로 쓰였다.
이 밖에 충남 논산시 성동면에서는 개인 농기계 보관창고가, 경남 사천에서는 풋마늘 선별장이 대통령 선거 투표소로 변신해 이날 하루 유권자들에게 공간을 내줬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교통여건과 장애인 등의 이동편의 등 몇 가지 선정기준만 충족하면 어디든 투표소로 등록할 수 있어 색다른 장소에 설치된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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