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겨울 서울 마포구 성산2동에 거주하는 지체1급 장애인(지적장애 3급) 김모(44)씨는 심한 두통을 호소했다. 김씨는 평소 당뇨와 뇌전증 진단을 받고 고혈압에 시달리는 만성질환자였지만 추운 날씨 탓에 병원도 찾지 않았다. 이에 주민센터에 상주 중인 박미경(35) 방문간호사가 김씨를 직접 찾아 건강상태를 체크한 결과 그의 혈압이 170/90mmHg로 높고 눈이 충혈돼 있는 등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을 발견했다. 박 간호사는 당장 가까운 내과로 진료의뢰를 하고 김씨가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녹내장을 앓고 있는 김씨는 병원 방문이 조금만 더 지체됐어도 안압이 높아져 자칫 실명할 수도 있었다.
박 간호사는 또 오랜 전동휠체어 생활로 생긴 욕창과 여러 차례 뇌수술로 외출이 힘든 김씨를 위해 욕창 피부관리 및 예방법을 알려주고, 마포구 민간 복지협의체인 ‘좋은 이웃들’을 통해 욕창방지용 에어매트를 지원해줬다.
박 간호사의 업무는 서울 마포구가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해 방문간호사 제도의 일환이다. 16개 동주민센터마다 1명씩 상주하는 방문간호사는 복지담당공무원과 함께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건강상담, 보건ㆍ복지혜택정보 안내, 생애별 예방적 건강관리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1월 용강동 주민센터의 이은숙(47) 방문간호사 역시 A(84)씨의 생명을 살렸다. 평소 활발하게 활동하던 A씨의 집밖 출입이 뜸해지자 지역 주민이 이 간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이 간호사의 방문 당시 A씨는 둔부 부종과 다리 통증을 호소했다. 그는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3일간 방치된 상태였고, 주변사람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등 치매까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이 간호사는 응급처치를 시행한 후 119를 이용해 A씨를 병원으로 이송 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A씨는 대퇴골두 골절 진단으로 수술을 받았고, 퇴원 후 이 간호사의 권유로 치매 검진도 받았다. A씨는 현재 건강을 회복 중에 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방문간호사는 노인들이 가족ㆍ이웃과 함께 여생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제도”라며 “앞으로도 구민들이 복지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다양한 복지프록그램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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