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시교육청 옥상 시위 풀어
공채원칙 훼손ㆍ신뢰성 논란도
광주시교육청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시교육청 청사 옥상에서 시위 중인 초등학교 돌봄교사(돌봄전담사)와의 협상을 타결했다.
시교육청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8일 초등 돌봄교사 공채 결정으로 해고 위기에 놓인 134명 가운데 경력이 1년 6개월 이상인 67명에 대해 경력을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협상타결로 6일부터 시교육청 별관 옥상을 점거해 농성 중이던 4명의 돌봄교사 등이 시위를 풀었다.
이날 합의는 시간제 돌봄교사 채용 때 경력 1년 6개월 이상(위탁경력 포함)인 자를 대상으로 경력경쟁채용방식을 통해 67명을 채용하는 것이 골자다. 돌봄교사 경력이 1년 6개월 이상은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 만으로 채용된다. 다만 경력이 1년이 6개월 미만인 67명은 일반 공개 응시자처럼 필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시교육청은 협상 타결에 따라 경력경쟁채용시험 공고를 수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경력 1년 6개월 이상 응시자에 대한 서류전형은 기본점수 30점에 공립 초등학교 돌봄교실 근무경력 점수 70점 등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앞서 시교육청은 올해 초 286개 돌봄교실 가운데 위탁운영 중인 134곳에 대해 학교장이 직접 고용하기로 했으나 해당 돌봄교사들이 이에 반발했다. 시교육청은 교육공직본부측과 물밑 협상에 나섰으나 실패했으며 지난달 1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교육공무직 공개경쟁채용시험 시행계획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돌봄교사들은 경력 1년 인정을 요구했으나 교육청은 2년을 주장해 갈등을 빚어왔다.
급기야 돌봄교사들은 고용보장을 요구하면 삭발시위와 교육청 현관 점거 등의 시위를 벌여왔다. 우여곡절 끝에 극적인 협상이 이뤄졌지만 당초 필기시험을 통한 선발인원이 134명에서 67명으로 줄어든 데 따른 후폭풍도 예상된다. 특히 이미 발표한 공채원칙을 수정해 공고함으로써 행정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장휘국 교육감은 이날 간부회에서 “국민에 대한 약속이 변경됨으로써 신뢰가 어그러지고 무너지는 안타까움이 있었다”며 “일자리를 놓고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과 희망을 품고 준비하는 젊은이들의 마음도 외면할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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