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7년에 개최된 이래로, 오랜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보스턴 마라톤'에 여성이 뛸 수 있게 된 건 50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967년, 20세의 캐서린 스위처는 남자들만 참여할 수 있었던 마라톤에 도전장을 내밉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완주하고도 실격 처리가 되었지만, 스위처의 도전은 '여성의 달릴 자유'라는 논쟁을 촉발했습니다. 이에 1971년 제2회 뉴욕마라톤에서 세계 최초로 여성 참가가 허용됐고, 이듬해 보스턴 마라톤도 여성이 달릴 수 있게 됐습니다.
올해 70세가 된 스위처는 50년 전과 똑같은 번호인 261번을 달고 보스턴 마라톤의 출발선에 섰습니다. 여성이 자유롭게 달릴 권리를 쟁취한 캐서린 스위처, 그녀의 이야기를 카드뉴스로 정리했습니다
박주연 인턴기자 wisedragon@hankookilbo.com
1967년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한 20세 캐서린 스위처. 피투성이가 된 발로 완주했지만, 결과는 실격.
“가슴에 털이 난다”
“다리가 굵어진다”
“자궁이 떨어질 수도 있다.”
오늘날의 기준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그 시대의 여성들은 마라톤에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1967년, 마라톤은 ‘남자’에게만 허용된 ‘금녀(禁女)’의 영역
참가 신청서에도 성별을 적는 칸이 없었습니다.
중성적인 이름으로 마라톤 참가 등록에 성공.
스위처는 빨간 립스틱을 짙게 바른 채 출발선에 섰습니다.
“내 레이스에서 당장 꺼져”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들려오는 심사위원의 목소리.
성공적으로 도망쳐 완주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실격
메달은 받지 못했지만, 그 모습이 사진으로 남았습니다.
스위처의 당당한 모습에 사람들은 환호를 보냈고
‘여성의 달릴 자유’라는 논쟁이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스위처의 활약 이후
4년 후인 1971년 뉴욕 마라톤은 여성의 마라톤 참가를 허용
1984년 LA 올림픽, 여자 마라톤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
모두 한 사람의 용기 있는 도전이 이뤄낸 쾌거.
올해 4월 17일 보스턴 마라톤, 70세가 된 스위처는 50년 전과 같은 번호를 달고 출발선에 섰습니다.
스위처가 처음 달고 나간 번호, 261번
올해부터 여성운동을 대표하는 영구결번으로 지정돼 '스위처만의 번호'가 되었습니다.
올해 참가 선수 중 46%가 여성.
여자라서 받았던 위협도 사라져 마라톤은 ‘차별 없이' 즐기는 스포츠로 거듭났습니다.
50년 전 그랬던 것처럼 일흔 살의 그녀는 또 다른 변화의 걸음을 내딛기 위해 오늘도 출발선에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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