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임 육군장관으로 지명한 마크 그린 테네시주 주의회 상원의원이 사퇴 의사를 알렸다. 지난달 7일 지명된 직후부터 성소수자(LGBT)와 무슬림을 비하하고 진화론을 부정하는 과거 발언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지 한 달 만이다.
그린 지명자는 5일(현지시간) 육군장관 후보에서 물러난다면서 자신을 겨냥한 공격이 “사실이 아닌 오도된 공격”이라면서도 “이런 논란이 군을 지도하는 역할을 맡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고 사퇴 이유를 댔다. 그는 “개인적인 삶 속에서 공공을 위해 헌신하고 기독교적 믿음을 실천한 것이 다른 정파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거짓으로 묘사되고 공격을 당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린 지명자는 지난해 9월 테네시주 채터누가에서 열린 공화당 풀뿌리 정치조직 ‘티파티’ 행사에 참석해 성소수자 집단 중 하나인 성전환자(트랜스젠더)를 겨냥, “정신의학자들에게 투표를 시켜보면 성전환은 질병이라고 할 것”이라는 비하발언을 했다. 무슬림에 대해서는 “교화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며 “이슬람 중심 인물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전직 육군 군의관 출신인 그는 스스로를 ‘창조론자’라고 표현하며 진화론을 부정하기도 했다. 미국 내 이슬람ㆍ성소수자 인권단체는 물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공화당의 유력정치인 존 매케인ㆍ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그린의 과거 발언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린의 낙마로 트럼프정부는 세 번째로 군 장관 후보를 잃게 됐다. 그린에 앞서 육군장관에 내정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플로리다 팬서스 구단주 빈센트 비올라와 해군장관에 내정된 세계적 사모펀드 ‘하버베스트 파트너스’ 임원 출신 필립 빌든은 정부윤리청(OGE) 윤리 기준을 충족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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