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린이’(LG+어린이)는 프로야구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최근 10년간 마음껏 웃지 못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2년 연속 잠실 라이벌 두산과 어린이날 3연전에서 6경기를 내리 지는 모습을 봤고, 2010년과 2013년, 2015년(이상 1승2패)에는 승리보다 더 많은 패배를 곱씹었다.
엘린이가 모처럼 어린이날 연휴 내내 웃음꽃을 피웠다. LG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6타수 2안타 6타점으로 활약한 리드오프 박용택의 활약에 힘입어 10-4, 6점차 승리를 거뒀다. 박용택의 6타점은 자신의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점 기록(종전 5타점)이다.
앞선 두 경기(5일 3-1 승, 6일 7-5 승)에 이어 3연전 마지막 날까지 쓸어 담아 5연승을 질주한 3위 LG는 시즌 20승(12패) 고지를 밟았다. LG가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두산에 싹쓸이승리를 거둔 것은 2009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두산과의 정규리그에서 3연전 스윕도 2012년 5월18~20일 이후 1,813일 만이다.
초반 분위기는 상승세를 탄 LG가 잡았다. 0-0으로 맞선 2회초 2사 후 8번 정상호와 9번 강승호의 연속 안타로 1ㆍ2루 기회를 잡은 뒤 1번 박용택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두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두산은 3회말 2사 1ㆍ3루에서 5번 최주환이 1타점 2루타를 쳤고,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허경민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2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LG 타선은 다시 폭발했다. 5회초 2사 2ㆍ3루에서 5번 양석환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고, 6회초 1사 2ㆍ3루에서는 박용택이 중전 안타로 2타점을 추가했다. 6-2로 앞선 6회말 두산이 9번 김재호의 2점 홈런으로 따라오자 7회초 공격에서 3점을 뽑아 승기를 굳혔다. LG 선발 류제국은 5⅓이닝 6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고전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아 6승(1패)째를 올렸다.
경기 후 박용택은 “어린이날 강 팀과의 어려운 시리즈에서 좋은 경기를 해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주장 류제국도 “어린이날 시리즈를 열심히 뛰어준 우리 선수들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대전에서는 kt가 사이드암 고영표(26)의 6이닝 무실점 역투를 앞세워 한화에 10-0 영봉승을 거뒀다. 올해 kt 선발진에 합류한 고영표는 시즌 3승(3패)째를 수확했고,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한화 타선을 묶었다. 부산에서는 서동욱이 8회 결승 2점포를 쏘아 올린 KIA가 롯데를 5-3으로 꺾고 3연전을 모두 가져갔다. 롯데는 부동의 4번 타자 이대호를 2007년 5월10일 SK전 이후 10년 만에 3번 타순에 기용하는 변화를 줬지만 고질적인 수비 실책 때문에 울었다. 창원에서는 NC가 13-3으로 삼성을 제압했다. NC 나성범은 KBO리그 역대 75번째 100홈런을 달성했고, NC 타선은 시즌 두 번째 선발 전원 안타를 작성했다. 고척에서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SK와 넥센이 6-6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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