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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뽑아도 문제…딜레마 빠진 프랑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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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뽑아도 문제…딜레마 빠진 프랑스 정가

입력
2017.05.0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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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선 후보가 선거운동이 공식 종료된 6일 북부 도시 르투케 시가지를 걸으며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선 후보가 선거운동이 공식 종료된 6일 북부 도시 르투케 시가지를 걸으며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AP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프랑스 차기 대통령을 결정짓는 결선투표가 치러지는 동시에 프랑스 사회는 이미 선거 이후를 우려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앙마르슈!’(전진)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는 가운데, 마크롱과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중 어느 후보가 선출되든 정권 출범 한달 후 열리는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점하지 못하면 정치 마비상태를 불러올 수 있는 ‘폭풍전야’와 같은 상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마크롱 후보의 엘리제궁(대통령 관저)행을 점치면서도 새로운 대통령이 실제 통치력을 발휘하기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3년 전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에 의해 경제장관으로 깜짝 발탁될 때는 이력 조차 불분명했던 정치 신예 마크롱이 집권할 경우, 이른 시일 내 실업난 해소 등 성과를 보여줘야만 최소한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마크롱이 공화당, 사회당 등 거대 양당에 기대지 않고 신생정당을 창립한 선택이 인기의 원천이 됐음에도 집권 후에는 최대 위험 요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새로운 정부에게 허락된 시간은 불과 한 달이다. 마크롱의 앙마르슈든, 르펜의 국민전선이든 내각 구성과 동시에 6월 총선(1차 11일ㆍ결선 18일)에서 승기를 잡아야 한다. 대통령 소속 여당이 의회 다수 의석을 점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야당이 내각을 구성, 국정 마비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하지만 앙마르슈의 경우 전체 577명의 의회 중 249~286석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무색하게, 현재 의석은 0석, 소속 입후보자는 14명에 불과하다. 파리정치대학 파스칼 페리뉴 정치학연구소장은 “몇 주 안에 의회 다수당이 되지 못하면 (대선은) 죽은 선거나 마찬가지”라며 “국민은 (마크롱이) 멋진 웃음과 젊은 피를 가졌다 해서 총선에서까지 표를 주진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 사회가 최근 극명하게 분열되고 있는 양상도 새 정부의 과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예상 기권율이 25%에 달할 만큼 소외 계층 등 유권자 상당수가 엘리트 일색인 정치계에 등을 돌렸다. 따라서 극좌, 극우로 돌아선 유권자를 포함해 국민 다수를 만족시킬 타협점을 찾지 않는 이상 정치적 무관심의 수렁 속에 빠질 수밖에 없다. 현재 200여명의 하원의원이 기존 정당을 탈퇴할 의사를 보이고 있으나, 새 여당이 이들을 그대로 흡수할 경우 적폐청산이 텅 빈 구호로 돌아가게 되는 것도 또다른 딜레마다.

앙마르슈 캠프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선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 편이다. 프랑스 북동부 스트라스부르의 브루노 스튜더 앙마르슈 지역대표는 “(집권) 5년은 매우 힘겨운 시간이 될 것”이라며 “우릴 믿기를 주저하는 시민들에게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선 간단명료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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