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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한국선수 ATP 4강 정현 ‘이것’이 달라졌다

입력
2017.05.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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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이 지난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ATP 투어 BMW오픈 단식 가엘 몽피스와 2회전에서 백핸드로 리턴을 하고 있다. 뮌헨=AP 연합뉴스
정현이 지난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ATP 투어 BMW오픈 단식 가엘 몽피스와 2회전에서 백핸드로 리턴을 하고 있다. 뮌헨=AP 연합뉴스

정현(21ㆍ78위)이 한국 테니스 사상 14년 만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결승 진출을 눈앞에 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정현은 7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ATP 투어 BMW오픈 단식 준결승에서 기도 펠라(158위ㆍ아르헨티나)에게 1-2(6-4 5-7 4-6)로 역전패했다. 이번 대회 2회전에서 톱 시드 가엘 몽피스(16위ㆍ프랑스)를 꺾은 데 이어 8강전에서 마르틴 클리잔(53위ㆍ슬로바키아)도 제압해, 한국선수론 2007년 7월 이형택 이후 10년 만에 ATP 투어 단식 4강에 이름을 올렸지만 뒷심에서 밀려 결승행은 불발됐다. 한국 선수가 ATP 투어 단식 결승에 오른 것은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의 이형택이 마지막이다.

2015년부터 ATP 투어 대회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정현은 그 해 3월 마이애미오픈 1회전에서 당시 세계 50위 마르셀 그라노예르스(스페인)를 누르고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5년 10월 랭킹 51위까지 오르기도 했던 그는 지난해 5월 프랑스오픈 1회전 탈락 이후 내리막을 걸어 10월 146위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1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2회전에 오르고 지난주 바르셀로나오픈 8강, 이번 대회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음 주 세계 랭킹에서 60위권 진입이 유력하다.

정현이 다시 살아난 비결은 강력한 서브다. 올해 서브 득점률은 69%로 지난해 65%보다 상승했다. 첫 서브 리턴포인트 승률은 지난해 27%에서 33%, 서비스게임 승률도 71%에서 74%로 올랐다. 이번 대회 8강전에서는 시속 200㎞가 넘는 에이스를 기록했고, 이날 역시 전광판에 198㎞를 찍었다.

박용국 NH농협은행 감독은 “남자 경기에서는 서비스 비중이 여자 경기보다 크다”며 “서브의 위력이 더해지다 보니까 공격에서도 자신감이 붙었다”고 밝혔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한 회전율이 좋아졌다”며 “원심력을 크게 하는 서브 그리고 그 전보다 스탠스도 넓어져 체중 이동을 잘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 받았던 백핸드와 달리 서브, 포핸드는 약점으로 늘 꼽혔다. 그러나 올해 서브를 보완했고, 포핸드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 박 감독은 “예전에는 포핸드 때 (팔을) 뒤로 뻗어서 공을 끌어와 파워가 부족했고, 타이밍도 늦었는데 지금은 타점이 높아지고 힘도 붙었다”면서 “골반 회전력을 키우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잇달아 세계 강호들을 상대한 것도 심리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정현은 지난주 세계 5위인 ‘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스페인)에게 0-2로 패했지만 1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갔고, 지난 5일엔 2016년 세계 6위까지 올랐던 몽피스를 2-1로 따돌렸다. 몽피스는 “정현이 엄청 강했다”며 “나보다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정현은 “2주간 (톱 랭커들과)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쌓았다”며 “올해 좋은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정현이지만 정상급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박 감독은 “더 과감한 네트 플레이, 바운드 된 공을 하나 둘 셋 타이밍이 아닌 하나, 둘에 정점에서 빨리 치는 라이징 샷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며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멘탈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에게 시급한 과제는 새 코칭스태프 구성이다. 올해 초까지 함께 호흡을 맞춘 윤용일 코치와 결별한 정현은 코칭스태프 선임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며 “조언을 해줄 경험 많은 외국인 코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곧바로 귀국길에 오르는 정현은 8일부터 열리는 ATP 서울오픈 국제남자 챌린지, 다음주 부산오픈 챌린지에 출전한 뒤 프랑스로 이동한다. ATP 투어 리옹오픈을 발판 삼아 28일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프랑스오픈에 출격한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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