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응원한다” 며 건넨 음식에 “힘든 것도 몰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6일까지 영ㆍ호남의 중심을 잇는 대구ㆍ부산ㆍ광주 2박3일간의 ‘뚜벅이’ 도보 유세는 ‘먹방 유세’를 방불케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이동시간을 포함해 사실상 전 유세 일정을 페이스북라이브로 생중계 하는 동안 안 후보는 쉬지 않고 걸었지만, 또 그만큼 먹었다. 유권자들이 건네는 소박한 간식들이 대부분이다.
안 후보는 도보유세 첫 날인 4일 대구 도보유세 때만해도 선대위 관계자들이 준비한 생수를 마시며 긴장을 달래야 했다. 하지만 5일 부산 유세 때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부산진구 부전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인절미를 담은 봉지를 건네며 “꼭 이기라”고 응원했다. 앞서 해운대 벡스코 유세에서는 안 후보가 노점상에서 구운 아몬드를 사먹기도 했다. 안 후보는 “금방 볶은 아몬드는 굉장히 열을 오래 간직한다. 너무 맛있다”고 아몬드 예찬론을 설파했다. 전날 부모님댁에 머무른 안 후보는 “어머니께서 뷔페식으로 차려줘서 잘 먹고 나왔다”며 ‘집밥의 힘’을 자랑하기도 했다.
안 후보의 먹방 유세는 6일 광주 도보유세에서 폭발했다. 안 후보는 첫 유세현장인 남광주시장 떡집에서 인절미 건네 받아 먹고는, 4,000원어치 떡을 사 수행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각화청과물도매시장에서는 한 상인이 바나나를 한 손 사와 나눠 먹으라고 건네기도 했다. 생 고구마ㆍ오이, 가지 등을 입에 넣어주기도 했고, 한 여성 지지자는 산낙지를 사와 건넸다. 서구 광천종합버스터미널ㆍ유플렉스에서는 츄러스를 얻어 먹기도 했다. 안 후보도 양동시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탄 뒤 간식으로 준비해 간 과일야채주스에 빨대를 꽂아 “드셔보세요”라며 택시기사에게 건네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이번 먹방 유세에서 제대로 힘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2박3일 유세 중간중간 기자들과 만날 때마다 “그 어느 때보나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더 강하게 느낀다” 며 막판 대역전극을 자신했다. 광주 도보 유세 하루 동안만 1만2,338보, 8.9㎞를 걸었지만, 안 후보는 “(유세 방식을 바꾸고 보니) 확신이 생긴다”며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기 보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고, 제게 힘내라고 응원해 주신다”고 민심을 전했다. 그는 금남로에서 열린 마무리 유세에서 “저는 홀로 걷지만 혼자가 아니다”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부산ㆍ광주=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