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무소속 의원의 정치 인생은 흡사 롤러코스터를 닮았다. 우여곡절 끝에 두 번째 배지를 달고 국회에 재입성한 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와중에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지만 이제는 바른정당 둥지를 떠나 낙동강 오리알이 될 신세가 됐다. 케이블방송 채널 Mnet(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고등래퍼’에 나왔다가 성매매 의혹에 휩싸인 아들 때문에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던 그의 앞길에 또 어떤 시련이 기다릴까.
한국당이 승인할 경우 장 의원 복당은 두 번째다. 그는 부산 동서대 등을 소유한 동서학원 전 이사장이자 11, 12대 국회의원을 지낸 부친의 후광 덕을 보기는 했지만 정치적 곡절이 없지 않았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 현역 중진 권철현 의원을 밀어내고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동서대가 있는 부산 사상구에서 당선됐으나, 2012년 19대 총선 때는 ‘박근혜 키즈’ 손수조씨에게 밀려 불출마를 선언했다. 손씨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후 그는 정치평론가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하며 와신상담했고 지난해 20대 총선 공천을 노렸지만, 다시 손씨가 전략 공천을 받자 새누리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복당했다.
그런 장 의원을 스타로 만든 건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농단에 관한 국정조사 청문회였다. 청와대 대상 기관보고에서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에게 “백옥주사와 태반주사, 감초주사를 청와대에 반입, 박 대통령에게 처방한 게 맞냐”고 집요하게 질문한 끝에 “필요한 처방에 따라 처방됐다”는 답변을 이 실장에게서 끌어냈고 야당 같은 여당 의원이란 찬사가 쏟아졌다.
그 뒤 그는 승승장구했다. 발군의 입담에 친화력이 좋아, 바른정당 대변인 역할도 맡았다. 그러다 아들 성매매 의혹 물의로 한 번 주춤하더니, “비난을 감수하겠다”며 결행한 이번 탈당 탓에 가치와 명분을 좇기보다 실리를 먼저 챙기는 구태 정치인이란 낙인이 찍힐 위기다. 한국당 내 친박 의원들까지 복당 불허 대상에 그를 포함시키면서 미아가 될 신세에 놓였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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