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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효과 사라진 국제유가…세계경제 회복에 찬물 끼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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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효과 사라진 국제유가…세계경제 회복에 찬물 끼얹나

입력
2017.05.0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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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WTI 급락, 배럴당 45.52달러까지 떨어져

작년 11월30일 산유국 감산합의 직전 수준

“저유가 지속시 신흥국 경제 악영향” 우려도

지난해 11월 산유국들의 산유량 감산 합의 이후 ‘장기 저유가 시대’를 벗어나는 듯 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다시 산유량 감산 합의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간 유가 상승으로 미국 셰일 원유 생산량이 늘어나자 애초 기대만큼 전체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지 않을 거란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저유가가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신흥국 경기에 충격을 줘 애써 회복기미를 보이는 글로벌 경제에 다시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4.8%(배럴당 2.30달러)나 급락한 45.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일 시간 외 거래에선 배럴당 43.76달러까지 밀렸다. WTI 가격이 배럴당 46달러선 아래로 무너진 건 지난해 11월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이후 처음이다.

이날 유가 급락은 감산에 합의했던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 최근 미국의 셰일 원유 증산으로 이런 ‘감산 효과’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감소량은 시장의 기대치(225만배럴)를 훨씬 밑도는 93만배럴에 그쳤다. 반면 지난주 원유 생산은 2015년 8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유 공급과잉이 계속될 거란 전망이 시장을 짓누르면서 유가를 끌어내린 것이다.

유가 급락은 당장 세계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를 키우면서 주요국 증시도 주저앉혔다. 4일 미국 다우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낙관적 경기전망과 트럼프케어(미국보건법) 하원 통과라는 호재에도 유가 악재로 전날보다 0.03% 내렸다. 5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전날보다 0.78% 떨어졌고 전날 상승 마감됐던 유럽 증시도 이날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일각에선 오는 25일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연말까지 추가 감산에 합의하더라도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OPEC 회의 결과에 따라 단기 시장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여기에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세계 경기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정보통계센터장은 “감산이 하반기에도 지속되면 세계 석유 재고도 차츰 줄어들면서 유가가 추세적인 하락세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50달러 중반의 올해 유가 예상치를 아직 유지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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