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년만에 최악의 황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륙 전체의 6분의 1이 초강력 황사에 덮였고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일부 대도시 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이 지연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5일 중국 기상국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중ㆍ북부지역에 올 들어 가장 강력한 황사가 사흘째 이어졌다. 이번 황사는 북극에서 유입된 찬바람이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사막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발원했고, 서북지역에 이어 동북지역은 물론 중부지역으로까지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특히 수도인 베이징에는 2년 사이 최악의 황사가 덮치면서 4일 새벽 올해 첫 황사 남색경보가 발령됐다. 베이징의 공기품질지수(AQI)는 4일 오전부터 이날 오전까지 공식 발표 최고치인 500을 기록했고, 초미세먼지(PM2.5) 농도도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의 20배에 달하는 500㎍/㎥를 넘어섰다. 여기에 미세먼지(PM10) 농도는 2015년 4월 15일 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1,000㎍/㎥까지 치솟았다. 또 베이징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선 이날까지 150여편의 항공편이 지연 또는 취소됐다.
베이징과 톈진(天津)ㆍ허베이(河北) 등 수도권에선 이날 강풍까지 몰아쳐 가로수가 쓰러지고 벽돌이 날려 자동차에 떨어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고, 한 때 가시거리가 300m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기도 했다.
기상국은 베이징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역은 5일 밤부터 황사가 다소 완화되겠지만 신장(新疆)ㆍ네이멍구ㆍ간쑤(甘肅)ㆍ산시(陝西) 등의 지역은 이번 주말까지 황사가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보했다. 네이멍구에선 지난 4일 가시거리가 200m까지 떨어졌고 미세먼지 농도가 2,000㎍/㎥를 돌파하기도 했다. 기상국은 또 내주에 황사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상하이(上海) 남쪽 지역으로까지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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