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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프’ㆍ대선후보 회동, SNL에선 못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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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프’ㆍ대선후보 회동, SNL에선 못 본다

입력
2017.05.0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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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문재수 캐릭터로 분장한 김민교. 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문재수 캐릭터로 분장한 김민교. 연합뉴스
안찰스 캐릭터를 연기하는 정상훈(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연합뉴스
안찰스 캐릭터를 연기하는 정상훈(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연합뉴스

tvN 예능 프로그램 ‘SNL코리아’의 인기 콩트 ‘미운 우리 프로듀스 101’(미우프)과 대선 후보의 깜짝 만남이 최근 화제를 모았다. ‘미우프’는 문재수(투게더엔터테인먼트), 안찰스(피플컴퍼니), 레드준표(JYD엔터테인먼트), 유목민(바르다뮤직), 심불리(정엔터테인먼트) 등 대선 후보를 패러디한 캐릭터들이 아이돌 그룹 센터 경쟁을 펼치는 과정을 그리며 대선 정국을 풍자하는 코너다.

문재수를 연기하는 김민교는 지난달 27일 경기 성남시 유세 현장을 찾아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만났다. 닮은꼴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하자 웃음을 터뜨리며 얼싸 안았다. “5년 전부터 문재인 역할을 했다”는 김민교의 얘기에 문 후보는 “문재수도 재수인 거냐”고 물으며 친근감을 표했다. 김민교는 2012년 대선 때도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에서 문 후보를 패러디한 문재니 캐릭터를 연기했다.

30일에는 안찰스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목민과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만남이 성사됐다. 자신의 패러디 연기가 똑같지 않다고 걱정하던 안찰스 역의 정상훈은 경기 부천시 부천역 광장에서 안 후보를 만나자 “반갑습니다아~”라며 안 후보 특유의 유세 용 목소리로 인사했다. 안찰스와 안 후보는 포스터 속 ‘V 포즈’를 함께 취하며 정담을 나눴다.

유목민은 대구까지 내려가 김광석거리에서 유세 중인 유 후보와 딸 유담씨를 만났다. 유 후보는 자신과 똑같이 분장한 장도윤을 호기심 어린 눈길로 살펴보면서 반가워했다. 기념 촬영도 빠뜨리지 않았다.

레드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만남은 최고 관심사였다. “여자가 설거지 하는 건 하늘이 정한 이치” 같은 성차별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홍 후보를 여성인 정이랑이 연기하고 있어서다. 2일 서울 홍익대 캠퍼스에서 열린 청년 간담회에서 레드준표를 만난 홍 후보는 대학 시절 MBC 공채 개그맨 응시를 권유 받았던 일화를 소개하며 “요즘 개그맨들은 돈 많이 버냐”고 물었다. 정이랑은 “그건 답변하지 않겠다”며 손석희 JTBC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홍 후보의 발언을 빗대 답해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딸 유담씨(왼쪽부터)와 유목민 역의 장도윤, 유승민 후보. 연합뉴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딸 유담씨(왼쪽부터)와 유목민 역의 장도윤, 유승민 후보. 연합뉴스
똑 같은 포즈를 취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레드준표 역의 정이랑. 연합뉴스
똑 같은 포즈를 취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레드준표 역의 정이랑. 연합뉴스

아쉽게도 이들이 만나는 장면을 정작 ‘SNL코리아’ 방송에서는 볼 수 없다.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에서 대선 후보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는 선거일 전 90일부터(올해는 대통령 파면에 따른 조기 선거로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출범일인 3월 20일부터) 선거일까지 공직선거법 규정에 의한 방송(선관위 주관 대담ㆍ토론회, 경력방송, 방송연설 등)과 보도ㆍ토론 방송 외에는 예능 프로그램과 교양 프로그램, 광고 방송 등에 출연할 수 없다. 직접 출연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선 후보의 목소리와 후보의 모습을 담은 영상도 방송할 수 없다.

‘SNL코리아’ 제작진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SNL코리아’ 제작 관계자는 “방송에는 활용할 수 없지만 ‘미우프’가 대선 후보를 만나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이 많아 깜짝 만남을 기획했다”며 “각 후보 캠프에서도 제작진의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방송일 전후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선 후보와 패러디 캐릭터 연기자가 만나는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각 방송사 및 보도채널 뉴스에선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볼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의 바쁜 일정 탓에 깜짝 만남은 급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민교는 ‘미우프’ 촬영 일정이 있던 날이라 녹화를 마치자마자 분장을 다시 하고 문 후보를 만나러 갔다. 장도윤은 아침에 서울에서 분장을 마치고 대구로 내려갔다. 한 관계자는 “분장이 지워질지 몰라서 노심초사했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정이랑은 홍 후보를 실제로 만나려니 긴장돼 회동 당일 교회에 새벽 기도까지 다녀왔다고 한다.

애초엔 대선 후보와 패러티 캐릭터 연기자가 간단하게 기념 촬영만 할 계획이었다. 세간의 큰 관심이 쏠리면서 더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제작진과 연기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캐릭터 성대 모사나 주요 발언을 후보 앞에서 직접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미우프’의 문재수는 문 후보의 “사람이 먼저다”를 패러디해 “웃음이 먼저다”라는 대사를 종종 해왔는데, 문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도 그 대사를 선보였다. 제작 관계자는 “김민교가 생방송에서도 절대 긴장하지 않는데, 문 후보를 만나러 가는 길에는 긴장하더라”며 “그 모습이 재미있어서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 SNS에 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선 전 ‘미우프’ 방송은 6일 단 한 차례 남아 있다. 9일 선거가 끝나고 19대 대통령이 확정되면 ‘미우프’의 센터 경쟁도 막을 내리게 된다. 제작 관계자는 “대선 이슈가 마무리되면 다른 포맷으로 코너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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