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이 4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하면서 고령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퇴위, 혹은 필립공 사망설이 제기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여왕과 필립공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필립공은 올 가을부터 공식 업무를 중단한다고 영국 왕실이 공식발표했다.
버킹엄궁은 이날 성명에서 필립공이 올해 가을까지만 왕실의 공식 업무를 하고 은퇴한다고 밝혔다. 버킹검궁은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필립공 자신이 결정했으며 여왕도 남편의 결정에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필립공이 오는 8월까지 예정된 개인적 또는 여왕과 함께 참석해 하는 일정에는 참석할 예정이며, 그 이후에는 행사 초청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필립공은 현재 780개 이상 단체들의 후원자로, 대표 또는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버킹엄궁은 “여왕은 모든 공무 프로그램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왕과 필립공의 결혼생활은 11월 70주년을 맞는다.
필립공의 공무 은퇴는 고령에 따른 건강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립공은 다음 달 96세가 된다. 필립공은 2011년 12월 심장에 관상 동맥경화가 발생하여 90세의 나이로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2012년 6월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두 시간 넘게 비를 맞은 뒤 급성 방광염에 걸려 입원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 필립공뿐 아니라 91세인 여왕도 최근 몇 년 사이 고령으로 인해 왕실 공식 일정에 참여하는 것을 줄여왔다. 하지만 지난 2015년에 영국에서 306회, 해외에서 35회에 걸친 행사에 참석하는 등 예전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빡빡한 일정을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이후 해외 일정은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세손 등 가족에게 대신 맡기고 있다. BBC는 “여왕은 비록 업무 부담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공무를 계속할 것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보도했다. 버킹검궁 발표에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왕실의 갑작스러운 회의소집에 왕실 인사의 유고와 여왕의 퇴위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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