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 ‘뚜벅이 유세’ 시작
“민심 깊숙한 말씀 듣겠다”
유승민ㆍ심상정과 공동정부 뜻 내비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4일 국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뚜벅이 유세’를 승부수로 띄웠다. 기존의 차량 유세에서 벗어나 한 지역에 오래 머물며 직접 유권자들을 설득하겠다는 취지다.
안 후보는 이날 대구 동대구역을 시작으로 7시간 넘게 경북대, 칠성시장, 대구지하철참사 추모공간 등을 1만 2,000보 넘게 걸으며 시민과 만나 ‘보수의 심장’인 대구 민심을 흔들었다. 노타이 차림에 배낭을 메고 운동화를 신은 채 동대구역에 나타난 안 후보는 “정말 민심 깊숙이 국민 속으로 한 분 한 분 찾아 뵙고 말씀을 듣겠다”며 “이제 신발 끈을 동여 매고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 후보가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모여들며 안 후보와 사진을 찍거나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호응은 뜨거웠다. 감격한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시민들과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안 후보는 경북대로 가는 버스에서 한 주부로부터 ‘어떤 나라를 꿈꾸냐’는 질문을 받고, “시민들이 행복하고 걱정 없는 나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도보 유세를 실시간으로 중계한 페이스북라이브의 누적 조회수는 66만7,905번에 달했다.
대선 당일까지 4박 5일간 쉼 없이 진행되는 뚜벅이 유세는 보혁 진영 대결로 대선 구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자 위기감을 느낀 ‘중도파’ 안 후보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김성식 총괄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은 “과거 식 대결 조짐이 드러나 더 절실하게 국민에게 호소해야 한다는 게 후보 생각”이라며 “경호 문제 등으로 실무진이 말렸지만 후보가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또 당선 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개혁공동정부를 함께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차별화를 꾀했다. 그는 경북 구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저와 유 후보는 경제정책이 거의 차이가 없다”며 “공동정부를 할 때 함께 하겠다는 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로 나가는 정치인들, 특히 50대 정치인들이 많다”며 “후보들 중에서는 유승민ㆍ심상정 후보, 정치인들 가운데서는 남경필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이런 분들이 미래로 함께 우리나라를 전진시킬 수 있는 분”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양당 체제를 비판하며 자신의 ‘통합’과 ‘미래’ 이미지를 강화하기도 했다. 그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보수가 부끄러워하는 상징”이라며 “홍 후보가 계속 뛰는 이유는 나중에 야당 기득권을 챙기려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만약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5년 내내 반목하고 갈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미ㆍ안동ㆍ대구=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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