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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자전거가 타고 싶었으면'

입력
2017.05.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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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어린이날을 앞두고 경찰이 자전거를 훔친 저소득 다문화가정 초등학생에게 자전거를 선물했다.

4일 오후 4시 울산남부경찰서 삼산지구대는 다문화 가정 청소년 김모(10ㆍ초등 5)군에게 경찰관들의 온정을 모아 마련한 자전거를 선물했다. 김군은 전날 자전거를 훔치다 지구대에 붙들렸다.

삼산지구대는 3일 오후 9시 30분께 ‘울산 남구 신정동 한 골프연습장에서 자전거를 도난당했다’는 112신고를 접수, 현장에 출동해 폐쇄회로(CC)TV에서 김군이 1층 현관 안에 세워둔 자전거를 가져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경찰은 주변 CCTV 확인과 탐문수사를 통해 현장에서 200여m 떨어진 다세대 주택에서 김군을 붙잡아 숨겨둔 자전거를 회수했다.

경찰은 김군으로부터 “친구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으나 어려운 가정 형편에 엄마, 아빠한테 사달라고 하지 못하고 있다가 자전거를 보고 순간적으로 타고 싶었다”는 말을 들었다.

경찰은 김군이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는 형사미성년자이고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으며, 피해자도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 김군을 훈방조치했다.

김군의 딱한 사정에 삼산지구대 2팀장 이상현 경위 등은 어린이날을 앞두고 김군에게 자전거를 선물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4일 오후 4시 삼산지구대에서 자전거를 전달했다. 이경위는 "절도 자체는 분명히 큰 잘못이지만 어린 김군이 이번 일로 상처를 받기보다 경찰관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껴 잘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직원들이 용돈을 모아 선물했다"고 말했다. 울산=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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