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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 “자녀에게 ‘안전’을 선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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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 “자녀에게 ‘안전’을 선물하세요”

입력
2017.05.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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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나루 안전체험관 가 보니

연휴 맞아 가족단위 방문객 북적

태풍ㆍ화재사고 대처요령 등 배워

광나루안전체험관을 찾은 아이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선박 안전사고를 체험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광나루안전체험관을 찾은 아이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선박 안전사고를 체험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몸을 완전히 뒤로 젖힌 상태에서 팔과 다리를 모은 뒤에 자연스럽게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가세요.”

2일 서울시 광진구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 1층에 설치된 모형선박 ‘안전호’는 구명조끼를 입고 안전체험에 열중하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로 북적거렸다.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온 이들은 고사리손을 이용해 바닥에 설치된 부표를 꼭 붙잡고 대기하다가 교관의 지시에 따라 구명정으로 옮겨 탔다. 교육 시작 전까지 쉴새 없이 떠들던 아이들이었지만, ‘안전호’를 타고 5m 높이의 파도와 암초 충돌을 간접체험 한 후부터는 태도가 사뭇 진지해졌다. 이날 이들의 교육을 담당한 신태진 교관은 “이 모형선박은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던 언니, 오빠들이 사고를 당한 뒤 만들어졌다”며 “열심히 교육을 받아서 다시는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며 아이들을 독려했다.

이날 이들이 찾은 광나루안전체험관은 지난해 하루 평균 605명이 찾을 정도로 시민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중ㆍ고등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연령대가 방문해 안전사고 발생 시 대처요령을 숙지하고 있다. ▦2014년 16만6,307명 ▦2015년 15만4,665명 ▦2016년 18만4,802명 등 매년 체험관을 찾는 시민의 수가 10만명을 훌쩍 넘기고 있는 점은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사회의 분위기를 방증하기도 한다.

특히 이날은 황금연휴를 맞아 가족단위 방문객 180여명이 체험관을 찾았다. 부모님 손을 잡고 체험에 참여한 아이들은 30여명씩 조를 나눠 선박ㆍ태풍ㆍ승강기ㆍ화재사고시 대처 요령과 소화기 사용법을 배우고 직접 체험에 나섰다.

광나루안전체험관은 교육대상이 아이들이라도 체험이나 재현의 강도를 낮추지 않았다. 이날 아이들은 초속 30m 위력의 바람을 맞으며 태풍을 체험했고, 심하게 요동치는 선박과 갑자기 멈춘 승강기 속에서 안전대처 방법을 익혔다. 화재현장 탈출 교육장은 실제로 모든 불빛을 차단하고 뿌연 연기를 가득 채웠다. 몇몇 아이들이 “무섭다”며 울음을 터트리거나 교육을 안 받겠다고 떼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신 교관은 단호했다. 그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강도를 낮춰 체험을 진행하면 실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아이들이 당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체험관은 교육강도를 낮추는 대신 부모의 동참을 유도했다. 아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모의 화재현장은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체험장에 들어가 비상구를 찾아 나섰고,태풍체험장에서도 자녀의 뒤에 서서 바람막이가 됐다. 아이들의 무서움을 줄여주고 성인들도 직접 대처요령을 익히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이날 6세, 8세 자녀와 함께 체험관을 찾은 문지현(41)씨는 “2015년도에 첫째 아이를 데리고 처음 체험관을 방문한 후 4번째”라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안전사고를 체험하고 대처요령일 익힐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희순 광나루안전체험관 관장은 “국민안전처 통계를 보면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5월에 어린이 안전사고가 급증한다”며 “어린이날을 맞아 자녀에게 안전을 선물하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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