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으로 임대가구 증가
월세ㆍ전세 2년 내 ‘이사’ 많아
제주지역 10가구 중 4가구는 ‘남의집살이’를 하는 무주택가구로 조사됐다. 주택가격 폭등으로 임대 가구가 증가 추세를 보이는 등 상당수 제주도민들이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4일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제주지역 내 22만가구 중 자기 집을 가지고 있는 자가가구 비중은 58.3%(12만8,000가구)로 2010년보다 1.8%포인트 증가했다. 나머지 41.7%(9만1,000가구)는 무주택자로 조사됐다.
자가가구 다음으로는 월세가구 비중이 18.4%(4만가구)로 높았다. 도내 월세가구는 5년 전인 2010년 2만3,000가구에 비교해 72.5%(1만7,000가구)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 비중이 17.3%로 자가가구 다음으로 높았던 사글세 비중은 2015년에는 10.7%로 6.6%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세(월세 없음) 비중도 5.8%에서 3.3%로 2.5%포인트 줄었다. 무상(관사·사택 등) 가구 비율은 9.3%로 1.4%포인트 증가했다.
5년 만에 월세 비중이 사글세를 추월하고, 전세 비중도 줄어든 것은 집값 급등에 따른 전세가격 인상과 저금리에다 1인 가구의 증가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자율이 낮기 때문에 세를 주는 임대인 입장에서는 월세를 선호하게 되고, 임차인들은 급등한 전세가격에 부담을 느껴 월세로 전환하는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1인 가구의 증가로 월세 형태인 원룸 임대 등도 늘어난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거주기간별로 보면 월세 거주 기간은 1년 미만 비중이 30.9%로 가장 많았고, 1년 이상 2년 미만도 18.7%로 월세 가구 절반 가까이가 2년 이내에 거주지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 가구도 1년 미만(30.3%)과 1년 이상 2년 미만(24.9%) 비중이 55.2%에 이르는 등 ‘집 없는 설움’을 겪는 가구가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유형별로는 2015년 도내 전체 가구의 절반인 50.5%(11만1,000가구)가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아파트 25.4%(5만6,000가구), 다세대주택 9.4%(2만1,000가구), 연립주택 6.7%(1만5,000가구), 오피스텔 등 주택 이외의 거처 4.9%(1만1,000가구), 상가 등 비거주용건물 내 주택 3.0%(7,000가구) 순이다. 5년 전과 비교하면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 비중은 각각 5.9%포인트, 0.2%포인트 줄었다. 반면 주택 이외의 거처와 아파트 거주 비중은 각각 2.6%포인트, 1.8%포인트 늘었다. 주택 이외의 거처 가구는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인해 2010년 4,000가구에서 2015년 1만1,000가구로 153.6% 급증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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