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ㆍ광주 최고 투표율 보여
“3년전 수학여행만 무사히 다녀왔다면 이번에 첫 대통령 선거 투표하는데….”
14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서 한달이 넘도록 머물고 있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9명은 목포시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한 차량을 이용해 5km가량 떨어진 목포시 북항동행정복지센터 사전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가족들은 투표소로 출발하기에 앞서 목포신항 북문 앞에서 호소문 발표를 통해 “4명의 학생들이 살아있었으면 이번 대통령 선거에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새 대통령에게 간절히 부탁 드린 것은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후보 시절 약속을 꼭 지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새로운 대통령 될 후보자들이 팽목항과 목포신항에서 미수습가족들에게 한 약속이 헛구호가 아님을 증명해 달라”며 “조기 대선을 만들어낸 국민들의 바람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소중히 여기는 나라를 만드는 것과 세월호 미수습자를 온전하게 수습하는 것이 그 출발이라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목포시선관위는 목포신항만에 상주하고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정부 부처 직원 등의 투표 편의를 위해 4∼5일 이틀간 대형버스를 8차례 지원한다.
한편 대통령선거로는 첫 실시된 5ㆍ9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오전 11시 현재 전남 투표율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광주도 서울과 7대 광역시 중에서 1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전 6시부터 사전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오전 11시 현재까지 전남은 선거인 157만2,838명 가운데 8만7,298명(5.55%)이 투표해 전국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투표율이 5%를 넘긴 곳은 전남이 유일하다.
광주는 선거인 116만6,901명 중 5만5,313명(4.74%)이 투표했다. 17개 시ㆍ도 중에선 전남, 전북(4.92%)에 이어 3위, 서울과 7대 광역시 중에서는 1위다.
이처럼 전남과 광주 두 곳 모두 역대 최고치다. 이번 사전투표소는 광주가 95곳, 전남이 297곳에 이른다.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할 수 있다. 전국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하고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운전면허증 학생증 등 공공기관이 발행하고 사진이 첨부된 신분증만 지참하면 된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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