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아들, 나란히 빨간 점퍼
안철수의 딸, 어머니와 조용한 동행
유승민, 딸 이어 아들도 완주 응원
심상정 아들은 SNS 홍보 동영상
5자 구도의 ‘장미대선’에서 후보의 자녀들도 ‘선거 열전’을 치르고 있다. 후보와 따로 또 같이 선거유세에 나서는가 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동원한 선거운동도 펼쳐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장남 정석(36)씨는 왼쪽엔 ‘홍준표’, 오른쪽엔 ‘큰 아들’이라고 커다랗게 적힌 빨간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을 돕는다. 회사원인 정석씨는 주로 휴일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 유세차에 올라 춤을 추기도 했다. 차남 정현(34)씨는 지난달 29일 아버지 없이 결혼식을 치렀다. 식장에는 대신 홍 후보가 미리 촬영해 둔 축하 영상메시지가 상영됐고 후보는 부산ㆍ울산ㆍ경남으로 향했다. 결혼식을 미룰 수도, 선거유세를 취소할 수도 없어 택한 방법이다. 결혼식 전까지 정현씨 역시 ‘작은 아들’이라고 적힌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을 도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딸 설희(28)씨는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박사 과정 중에 있으나 귀국해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2일 어머니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서울 신촌과 홍대 일대를 훑으며 젊은 표심 공략에 나설 때에도 동행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대전 동구 다기능노인종합복지관에서 김 교수와 함께 점심 배식 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거리 선거운동에 나서거나 마이크를 잡지는 않고 있다. 호화 유학 의혹 등 논란을 의식해 ‘조용한 동행 유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유세장을 가장 활발히 누비고 다니는 자녀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의 딸 담(23)씨다. 이미 지난 총선 때 사진이 공개돼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예쁜 외모 덕분에 유세장에서도 “셀카를 찍자”는 요청이 몰려든다. 최근에는 오빠 훈동(35)씨와 함께 트와이스의 ‘치어업’을 개사해 만든 선거로고송을 틀어놓고 춤을 춘 ‘홈메이드 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담씨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 사태에도 ‘완주 의지’를 다진 아버지를 응원하는 손편지를 2일 SNS에 올리기도 했다. 담씨는 “항상 정의롭고 따뜻한 대한민국을 꿈꾸며 오직 나라와 국민만을 생각하시는 바보 같은 아버지”라며 “오늘 저는 당당한 유승민의 딸임이 자랑스럽다”라고 적었다. 담씨는 3일에도 부산에 내려가 ‘유승민 딸’이라고 적힌 깜찍한 머리띠를 하고 시민들을 만났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아들 이우균(24)씨도 왼쪽 가슴에 ‘아들’이라고 적힌 노란 점퍼를 입고 어머니의 선거유세를 돕는다. 우균씨는 이미 아버지 이승배씨와 함께 ‘가정 내 민주주의’를 소재로 익살스럽게 만든 심 후보의 SNS 홍보 동영상에 잇따라 등장해 얼굴을 알렸다. 심 후보는 자신의 SNS에 “안녕하세요 횐(회원) 여러분~^^* 우균맘이에요~”는 글과 함께 우균씨의 어렸을 적 사진을 공개하며 ‘훈남 아들’을 자랑하기도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독주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들 준용(35)씨와 딸 다혜(34)씨는 유세에 나서지 않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직장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정치권에선 특혜 채용 의혹 등 정치 공세를 의식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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