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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케어’ 또 엎어지나… 이번엔 중도파 반발

입력
2017.05.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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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 중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 중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건강보험 법안인 미국건강보험법안(AHCA), 이른바 트럼프케어가 또 하원의 지지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첫 번째 트럼프케어 입법을 좌절시킨 공화당 내 강경파 의견을 새 법안에 반영하자 이번엔 중도파 의원들이 세를 규합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공화당 내 중도파로 영향력이 높은 프레드 업튼(미시간) 하원의원은 2일(현지시간) “현재 법안에 반대한다”고 공개 선언했다. 이는 트럼프케어 법안을 둘러싸고 당 내 잠재된 분열상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지난 3월 25일에는 공화당 강경파 ‘프리덤 코커스’가 트럼프케어 법안을 ‘오바마케어 2편’이라며 막아섰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중도성향 의원들이 업튼 의원 주변으로 모여들며 법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중간 선거에 새 법안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업튼 의원은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함께 3월 25일 부결된 첫 번째 ‘트럼프케어’ 법안을 준비한 핵심 인물 중 한 명이기 때문에 라이언 의장의 하원 공화당 리더십에도 큰 타격으로 평가된다.

공화당 지도부는 입장 차를 해소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도 성향 하원의원 최소 21명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으며 비슷한 숫자가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케어’ 사수를 외치고 있는 민주당 하원의원 수(193석)까지 감안하면 공화당이 23표 이상만 잃으면 현재 하원 과반수(216표)를 확보하지 못해 트럼프케어 입법은 좌절된다.

주요 쟁점은 보험가입 전 얻은 질병(기왕증)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차별하는 조항의 포함 여부다. 업튼 의원은 “나는 처음부터 기왕증이 차별돼서는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해 왔다”며 “새로 수정된 조항에 반대한다는 뜻을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논란은 의회 밖으로도 퍼졌다. ABC방송의 인기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멜은 1일 밤 자신의 토크쇼에서 며칠 전 태어난 아이가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선천성 질환을 앓는 이들이 보험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해 화제가 됐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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