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캠퍼스 추진을 반대하며 총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서울대 학생들이 1일 사다리와 망치를 동원해 본관 건물에 진입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지난해 10월 10일부터 올해 3월 11일까지 153일간 본관 점거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대 본관 앞에서 열린 ‘서울대 학생 총궐기 집회’에 참여한 서울대 학생 200여명은 집회를 마친 오후 7시30분쯤 본관 진입을 시도했다. 학생들은 오후 7시50분부터 사다리 2개와 망치를 동원해 서울대 본관 입구 위 구조물에 올라선 후 2층 기자실 창문을 부수고 일부 진입에 성공했다. “폭력총장 필요 없다” “실시협약 철회하라” 등 구호를 외치던 학생들은 오후 8시부터 2층 창문을 통해 학생 10여명이 본관 진입에 성공하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반면 교직원 100여명은 학생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초조한 표정으로 본관 내부에 대기했다. 학교 측은 2층 복도 출입문을 폐쇄하며 학생들의 추가 진입을 막아 섰다.
남은 학생들은 본관 북편 출입구로 이동해 진입을 시도했다. 관악경찰서 소속 경찰 10여명이 출동해 “폭력 행사로 처벌당할 수 있다” “학생 여러분의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방송했지만 학생들과 교직원 간의 대치가 계속 됐다. 오후 9시쯤 교직원들이 물러서면서 학생 100여명이 본관 2층으로 진입,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앞서 오후 3시30분쯤 대학 측은 청원경찰 및 교직원을 동원해 본관 1층 로비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학생 17명을 강제로 끌어냈다. 이들은 시흥캠퍼스 설립에 반대하며 지난달 27일부터 농성을 진행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여학생 2명이 탈진해 응급차에 실려가는 등 학생 4명과 청원경찰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임수빈 서울대 부총학생회장은 “연좌농성 중인 학생들의 출입을 학교가 막아섰다”며 “대치과정에서 청원경찰이 불법적인 폭력을 행사했다”고 항의했다.
서울대는 2007년 국제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하고 2009년 경기 시흥시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관련 실시협약은 작년 맺어졌다. 학생들은 학교가 시흥캠퍼스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시흥캠퍼스를 이용해 영리사업을 벌이려 한다고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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