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9번째로 임시운행 허가
현대차 그랜저 기반으로 개발 중
삼성전자 “기술 연구용”“완성차 사업 재진출은 아냐”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국내 1위 기업의 가세에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이 속도를 낼 전망이지만 삼성전자는 “완성차 사업 재진출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토교통부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현대자동차의 그랜저(HG)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의 임시운행을 허가했다고 1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3월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발급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는 총 19건으로 늘었다. 18번째 허가는 올해 2월 네이버의 기술연구개발법인 네이버랩스가 받았다. 임시운행 허가를 취득하면 한 명 이상이 탑승해 교통약자 보호구역을 제외한 국내 모든 도로에서 실제 주행시험이 가능하다.
자율주행차 개발은 완성차와 현대모비스 만도 등 자동차 부품업체, 서울대 한양대 등 대학들이 주도하다가 최근 정보기술(IT)과 전자 업계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구글과 애플 등 ‘IT 공룡’들이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 치열한 자율주행차 상용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랜저에 레이더 카메라 라이다(레이저 레이더) 등을 조합해 자율주행차를 구현했다. 각종 부품들을 최대한 매립하는 형태로 제작해 겉으로는 기존 양산차와 차이가 없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차를 통해 기계학습(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지능형 전기장치(전장) 부품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의 기술력을 집결한 자율주행차는 삼성전자가 전장사업팀을 신설한 2015년 12월부터 예견됐다.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 사상 최대 금액인 약 9조3,000억원을 들여 올해 2월 미국의 전장전문기업 하만(Harman) 인수도 완료했다. 세계 1위 반도체와 IT 기술력에 하만까지 품으며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할 무기를 모두 갖춘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자율주행 관련 연구 및 기술 확보 차원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1995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해 완성차 사업에 진출했지만 5년 만에 프랑스 르노에 매각한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이후 삼성은 차 사업 재진출설이 나올 때마다 극구 부인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종합기술원이 자율주행 기술력 확보를 위해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것”이라며 “완성차 사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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