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매년 10~20% 성장했지만 올핸 8.9% 그칠 듯
벤처 투자 규모 갈수록 줄고 중소업체 악재도 수두룩
3N(넥슨ㆍ넷마블ㆍ엔씨소프트)이 상위 13개사 매출 중 66% 차지
사드 직격탄에 中시장에서도 난항, 동반성장 시급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 둔화, 벤처 투자 감소 등 중소 게임업체를 둘러싼 악재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자금력으로 밀어붙이는 대형 개발사들만 살아남는 게임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0일 디지털 미디어 연구소 DMC미디어가 발간한 ‘2017년 모바일 게임과 모바일 게임 광고 시장의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4조2,356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매년 10~20%씩 덩치를 키워가던 이 시장의 성장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지는 건 처음이다.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가 올해 15% 커질 것이란 전망과 비교하면 국내 시장의 성장 둔화세는 훨씬 가파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드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이 게임업체들을 더욱 옥죄고 있다. 중국과 대만, 홍콩 등 중화권은 국내 모바일 게임 수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2015년 기준 31.6%)을 차지하는 곳이다. 그러나 사드 배치 여파로 최근 국내 업체들이 중국 현지에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필요한 허가권(판호)을 발급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지난해 국내 게임 벤처의 투자 유치금은 1,427억원에 불과했다. 2014년 1,76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1,683억원까지 떨어진 데 이어 작년에는 전년보다 15.2%나 줄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률도 2014년 25.2%로 최고치를 찍은 뒤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벤처 투자 규모 감소세는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 결과 모바일 게임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전체 게임 시장에서 일명 ‘3N’으로 불리는 넥슨(1조9,358억)과 넷마블게임즈(1조5,601억원), 엔씨소포트(9,836억원)의 매출 비중은 상위 13개 게임사 매출의 66%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모바일 게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대형 신작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라며 “원래 온라인 게임 중심이었던 대형 업체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함에 따라 이들의 독식 구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없는 중소 게임사들은 게임 이용자 확보에 중요한 마케팅도 버거울 수밖에 없다. 2014년 ‘클래시 오브 클랜’ 개발사인 슈퍼셀이 이례적으로 100억원대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슈퍼셀 사태’ 이후 국내 모바일 게임 광고 집행 비용은 급상승했다. 2014년 695억원대에서 2015년 2,821억원대로 4배나 늘었다. 중소 게임사들은 홍보 기회조차 잡기 어려운 셈이다.
게임업계 승자독식은 다양한 게임이 등장할 가능성을 낮춘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에게도 부정적이다. 보고서는 “둔화기에 접어든 모바일 게임 시장의 재활성화를 위해선 균형 있는 동반 성장이 필요하다”며 “업체 간 격차를 줄이려면 벤처 투자 활성화, 새로운 시장 개발 등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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