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30일 충남 공주를 찾아 “양강 구도가 무너졌다.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선언했다. 역대 대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충청권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면서 후순위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추격을 확실히 따돌리겠단 판단이다.
문 후보는 이날 충남 공주대학교 후문에서 진행한 집중유세에서 “문재인이 지금 우리 충남에서만 1등 하는 게 아니라 전국 모든 지역에서 1등”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후보는 “우리 공주시민, 충남도민들께서 더 화끈하게 지지해주시면 정권교체 틀림없지 않겠나”면서 “이번에는 문재인이여, 그려 문재인으로 혀”라고 충청 사투리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원내 제1당, 두 번의 국정경험과 수권능력을 갖춘 민주당쯤 돼야 국정을 주도할 수 있지 않겠냐"고 안 후보를 향한 견제구도 잊지 않았다. 이 자리에 모인 주최 측 추산 1,500명의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하면서 화답했다.
문 후보는 자신을 향한 ‘안보공세’도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문 후보는 “선거철 되니 또 색깔론 종북몰이 시끄럽다. 그런데도 저 문재인의 지지도는 갈수록 오르고 있다”며 “이제 국민들도 속지 않는다, 이놈들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0억달러 사드 비용 청구를 언급, “주요 정당, 또 대통령 후보라는 분들이 사드 배치 국회비준 필요 없다, 무조건 찬성해야 한다고 하니 그러면 돈도 내라, 이렇게 나오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정부가 비용부담 문제에 대해서 우리 국민을 속인 것 아닌가"라며 "우리 국민에게 정직하게 말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나 사드 배치 과정도 새 정부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식 선거운동 이후 문 후보가 충청을 찾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대전을 찾은 그는 20일 충북, 24일 충남을 방문하고 이날 또 충남 공주와 대전을 연이어 들리면서 중원민심 공략에 공을 들였다. 문 후보 관계자는 “충청은 유권자의 대다수가 중도층으로 분류되는 만큼 중도ㆍ보수로의 외연확장을 위해 꼭 필요한 전략지역”이라면서 “중도층 표심 확보로 안 후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갈 것”이라고 전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서울로 상경, 신촌 젊음의 거리에서 집중유세를 펼칠 계획이다.
공주=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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