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회복세에 수출ㆍ설비투자 증가가 원인
“성장ㆍ고용ㆍ분배 균형 있게 추구해야” 조언도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이 2.8%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성장률 상향조정 추세 중에서도 가장 낙관적인 전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17년 우리나라 경제가 2.8%(상반기 2.6%, 하반기 2.9%) 성장할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2.5%)보다 0.3%포인트 올린 것으로 최근 각 기관의 전망 중 가장 높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LG경제연구원 등은 모두 올해 성장률을 2.6%로 상향조정했다.
금융연구원의 낙관적 전망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 따른 수출 증가와 정보ㆍ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증가에 근거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총수출 증가율이 작년(2.1%)보다 1.6%포인트 높은 3.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증가에 따라 설비투자도 8.2% 늘 것으로 전망했다. 애초 2.1%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던 건설투자도 이를 훨씬 뛰어넘는 5.7%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고 수정했다.
고용도 정부의 보건ㆍ사회복지 관련 지출 확대로 취업자수가 지난해와 비슷한 30만명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민간소비 증가율은 우호적인 대외 환경에도 1.9%의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총생산(GDP) 증가가 가계 소득 증가로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는 최근 흐름과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을 고려한 결과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수출의 낙수효과가 과거보다 약화된 데다가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이 겹쳐 민간 소비의 회복세는 여전히 더딘 편”이라며 “대내외 정치ㆍ경제적 불안 요인이 해소돼야 위축된 소비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가계부채 확대 ▦한계기업 비중 확대 ▦특정 분야 집중 지원하는 추격형 성장방식 ▦노동시장 이중구조 고착화와 청년실업, 노인빈곤 등을 대내외 어려움으로 꼽았다. 금융연구원은 성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성장ㆍ고용ㆍ분배를 균형 있게 추구하는 것으로 경제정책의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정부가 성장을 주도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소통하고 간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역할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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