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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없는 대화 무용… 친기업으로 고용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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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없는 대화 무용… 친기업으로 고용 창출”

입력
2017.04.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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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총괄한 이현재 당 정책위의장

“안보 강화ㆍ경제 활성화가 두 축

증세 없다… 세수는 성장에 따라와”

공세적 국방과 극단 시장주의 기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정책 공약 준비를 총괄하고 있는 이현재 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17일 국회 한국당 정책위의장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정책 공약 준비를 총괄하고 있는 이현재 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17일 국회 한국당 정책위의장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반대 진영은 지난 9년을 한반도 긴장 고조 및 사회 양극화 심화가 동시 진행된 시기로 뭉뚱그려버리지만, 엄밀하게 이명박정부는 ‘시장 보수’, 박근혜정부는 ‘안보 보수’ 정체성이 강했다. 그러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정책을 보면 둘을 아우른다. ‘정통 보수’인 셈인데 안전하고 자유로운 나라와 공정한 사회에서 기회가 창출ㆍ보장된다는 게 핵심 논리다.

현재 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책공약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현재 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안보 강화와 경제 활성화가 홍 후보 정책의 두 축”이라고 소개했다. 대선 공약집이 발간된 1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다. 한국당은 이날 주요 정당 중 처음으로 완결된 형태의 공약집을 냈다. 이 의장은 “경제 활력을 위해선 증세가 적절치 않다”며 법인세 인상에도 반대했다.

홍 후보 정책 공약 준비 작업은 당이 중심이다. 외부 영입 인사 대신 정부 관료 출신 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그 중 핵심이 중소기업청장 출신 재선 의원인 이 의장이다. 2012년부터 2년 가까이 초선의원 정책개발모임 회장을 맡기도 한 이 의장은 한국당 정책위 요직을 역임했다. 그는 ▦힘 우위 무장평화를 통한 안전 확보 ▦감세와 기업 규제 완화를 통한 계층 상승 기회 부여 ▦과감한 검찰ㆍ재벌 개혁을 통한 공정 사회 구현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의장이 최우선으로 꼽은 정책 분야는 안보다. 그는 “힘이 바탕이 돼야 대화가 효과적”이라고 했다.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 한반도 핵균형을 이루고, 해병특수전사령부 신설로 전투력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다. 또 “북핵 선결 없이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재개는 어렵다. 북 비핵화, 한반도 전술핵 철수를 묶으면 중러 핵무장 우려도 불식될 것”이라고 했다.

경제 정책의 기본 방향은 ‘기업에는 자유를, 서민에게는 기회를’이다. 경제가 먼저 살아야 경제적 약자인 서민ㆍ청년에게도 꿈을 이룰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게 홍 후보와 한국당의 주장이다. 이 의장은 “다른 당 후보들은 돈 쓰는 얘기만 하지, 경제 활성화 대책은 없다”며 “기업의 기를 살리고, 기업에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보장할 때 일자리도 생긴다”고 했다.

다만 청년 실업에는 한시적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이 의장은 판단하고 있다. 그는 “매년 20만명씩 국가가 교육시켜 그 중 연간 10만명을 혁신형 중소기업에 취업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년을 중소기업에서 근무한 청년이 목돈 1,200만원을 만들 수 있게 정부가 돕는 ‘내일채움공제’를 ‘4년 근무, 3,000만원 마련’으로 대폭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복지는 ‘서민 위주 선별 복지’가 기조다. 필요한 곳에 더 많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맞춤형 복지’도 이 의장은 강조했다. 그는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성장단계별 ‘복지지도(地圖)’ 개념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영유아 보육수당 2배 인상 ▦저소득층 초중고생에게 월 15만원씩 주는 ‘미래양성 바우처’ 신설 ▦65세 이상 기초연금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복지를 포함해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90조원은 “증세 없이 마련하겠다”고 이 의장은 밝혔다. 예산 증가율(약 3.5%)에 따른 예산 증가분의 일부인 40조원을 활용하고 세출 구조조정으로 35조원, 세입 확충으로 15조원을 각각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경제 규모가 커지면 세수도 따라온다”며 “선심성 예산, 혈세 낭비가 없는지 점검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돈과 권력, 지위를 앞세운 ‘갑질’이 더 이상 안 통하는 공정한 대한민국”도 홍 후보의 개혁 목표다. 이 의장은 “개헌 전에는 검경 수사권을 조정해 무소불위 권력기관이 된 검찰을 경찰이 견제토록 하고 개헌을 통해 경찰에 독자적 영장청구권을 부여할 것”이라며 “대기업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대폭 강화해 공정거래 저해 행위를 근절하겠다”고 했다. 그는 “합리적 노조 활동은 존중돼야 하지만 강성 귀족노조는 개혁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저출산과 서민ㆍ청년 부채는 워낙 심각한 난제인 만큼 청와대가 직접 챙긴다. 이 의장은 “둘째 자녀부터는 출산 시 1,000만원을 지원하고 셋째를 낳을 경우 이에 더해 대학 등록금까지 지원하겠다”며 “300여만명에 이르는 생계형 다중채무자(신용불량자) 문제는 ‘서민ㆍ청년구난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 사면 등 종합 지원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성(性)소수자나 이주노동자 권리, 동성결혼 법제화 같은 인권 쟁점과 관련해서는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고 합리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방향을 갖고 있다”고 이 의장은 말했다. 그러나 홍 후보는 27일 충남 서산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성애는 하늘의 뜻에 반하기 때문에, 법적 금지가 아니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후보 정책 공약 전반을 관통하는 의지는 ‘국가대개혁’이다. 이 의장은 “지금 대한민국이 굉장히 어렵다. 정치ㆍ경제ㆍ사회ㆍ외교 모두 대란(大亂)의 시기”라며 “대란에는 대치(大治)가 필요하다. ‘당당한 서민 대통령’이 돼 위기를 수습한다는 게 후보 의지”라고 설명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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