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해결 원하지만 어려운 일
김정은 이성적이기를 바랄 뿐”
“북핵 악화 땐 전쟁 가능성”
中 관영 매체도 연일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핵ㆍ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대규모 충돌 가능성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과 대규모 충돌(major conflict)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한 뒤 “역대 대통령을 괴롭혀 온 북한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대규모 충돌이 국제문제 중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평가 역시 “그를 신뢰하지는 않으며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며 “그가 이성적이냐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그가 이성적이기를 바랄 뿐”이라고 혹평했다. 이에 반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는 좋은 인간적 관계를 맺었다. 중대한 상황에서 미국을 돕기 위해 자신의 권한 내에서 모든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역할에 기대감을 표출했다.
중국도 28일 관영매체를 통해 북핵 문제가 악화할 경우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을 우려하며 북한의 무력 도발에 다시 한 번 경고장을 보냈다.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중국과 북한 양국관계는 쉽게 정상 상태로 회복될 수 있지만 북핵 문제가 끓어오른다면 한반도 전쟁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긴장이 점점 더 고조되면서 통제를 잃을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핵 관련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왕 부장은 전날 게나디 가틸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양자회동을 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러 양국은 현 정세에서 유엔 안보리 북한 관련 결의안을 전면 이행하고 핵ㆍ미사일 개발 프로세스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화해와 협상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 한반도 핵 문제를 하루빨리 대화 궤도로 복귀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렉스 틸러슨 미 국무 장관은 이날 유엔 안보리 북핵 회의에 앞서 미국 공영방송 NPR과 인터뷰에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대화를 모색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선제타격 등 군사옵션을 후순위로 돌리고 경제제재와 외교적 압박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협상(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겠다고 26일 발표한 대북정책 기조의 연장 선상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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