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민(가운데 앞)과 최태웅(뒤) 감독./사진=KOVO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2016-2017시즌 프로배구 V리그 팬들의 기대치를 가장 많이 충족시킨 팀은 현대캐피탈로 조사됐다. 현대캐피탈은 성적(챔피언결정전 우승)과 팬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스포츠경제와 닐슨코리아의 '2017 배구행복지수'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7명(70.6%)은 응원하는 팀이 시즌 개막 전 '기대만큼 성적을 올렸다'고 답했다. '기대보다 잘했다'는 비율은 14.3%였다. 이 비율이 가장 높은 팀은 현대캐피탈이었다. 팬들의 47.5%는 현대캐피탈의 성적이 기대치를 넘었다고 봤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선 대한항공(25승11패ㆍ승점 72)에 이어 2위(23승13패ㆍ승점68)에 올랐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을 누르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팀으로는 KB손해보험(35.7%)과 삼성화재(30.0%)가 뽑혔다. KB손해보험은 14승22패(승점43)로 7개 구단 중 6위에, 삼성화재는 18승18패(승점 58)로 4위에 자리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리그 출범 12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응원팀에 기대하는 다음 시즌 목표'로 팬들은 '우승(41.1%)'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팀별로는 현대캐피탈을 향한 팬들의 기대 수준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현대캐피탈의 다음 시즌 우승을 희망하는 비율은 무려 85.0%에 달했다. 지난 시즌 성적이 가장 좋은 팀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여자부 KGC인삼공사에 대한 기대치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3위(15승15패ㆍ승점 44)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팬들은 다음 시즌에도 '우승(20.0%)'이나 '플레이오프 진출(22.5%)'보다는 '정규리그 순위 향상(40.0%)'을 가장 많이 바랐다.
현대캐피탈은 최태웅(40) 감독이 부임한 2015년 이후 두 시즌 동안 모두 우승권에 들었다. 최 감독은 부임 첫 해였던 2015-2016시즌 팀을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올 해도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그는 V리그 팬들을 천안으로 불러 들인 주역이다.
성적이 좋으면 팬들은 더욱 결집하는 법이다. 팬들의 충성도가 가장 높은 팀 역시 현대캐피탈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520명 중 '성적이 저조하더라도 응원팀을 바꾸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의견이 86.8%로 나타난 가운데 특히 현대캐피탈은 이 비율이 97.5%에 이르렀다. 현대캐피탈과 '전통의 라이벌'로 꼽히는 삼성화재도 95.0%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두 팀 모두 '바꾸려고 생각해본 적 있다'는 나란히 2.5%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는 팬심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적이 저조하면 응원팀을 바꾸려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물음에 대해 KB손해보험(23.9%)과 우리카드(22.5%)는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팀 팬들은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마련이다. 응원팀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남자부에선 현대캐피탈(52.5%), 여자부에서는 한국도로공사(42.7%) 팬들이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카드(75.0%)와 GS칼텍스(87.5%) 팬들은 '성적이 좋지 않아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비율이 남녀부에서 각각 가장 높았다. 우리카드와 GS칼텍스는 최근 3년 간 리그 성적이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기대가 크지 않은 만큼 팀 성적이 좋지 못해도 팬들은 크게 낙담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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