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ㆍ하원 중간선거선
공화, 다수당 지위 지킬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100일 성적은 역대 전임자들과 비교하면 평균 이하인 ‘C학점’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핵심 계층의 강력한 지지와 유리한 정치구도로 재선이 치러지는 2020년까지는 ‘여소야대’(與小野大)와 같은 시련을 겪을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위스콘신대(밀워키) 정치학과 토머스 홀브룩 교수는 26일(현지시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다수 미국 시민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나아졌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행정명령을 제외하면 후보 시절 약속한 내용조차 제대로 이행되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정실패로 2018년 상ㆍ하원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 의회 권력이 야당인 민주당에 넘어갈 가능성도 없다고 예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_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0일 국정을 잘 운영해왔다고 생각하나.
“정치 신인이지만,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 지원으로 어느 정도는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C학점 수준이다. 원활한 국정을 위해 필수적인 행정부 요직 500명 중 아직 30여명만 임명한 게 대표적이다.”
_이민규제부터 북핵에 이르기까지 주요 이슈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잘 대응하고 있는 현안은 무엇인가.
“이민규제, 국경장벽 건설 등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북한 문제도 숱한 발언이 나왔지만 정확한 정책이 뭔지 불확실하다.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접근법이 상황을 호전시킬지 악화시킬지 알 수 없다. 당파를 가리지 않고 모든 관련자가 걱정스런 마음으로 지켜볼 따름이다.”
_주요 이슈에 대한 대통령의 잦은 입장 번복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는가하면 현실 정치에 적응하는 긍정적 변화라는 반론도 있다. 어떤 게 맞나.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깊은 고민 없이 정치적 이득만을 위해 공약을 남발했다. 따라서 일부 입장 변경은 약속을 깨는 것이라기보다는 현실 정치에 대한 적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워싱턴의 ‘섞은 물’을 없애겠다면서 특정 이해집단의 대표를 내각에 등용한 것이나, ‘일도 않고 골프만 친다’고 전임자를 비난하더니 스스로 역대 대통령 중 ‘취임 후 첫 100일’ 동안 가장 많이 골프를 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문제다.”
_2018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 도움으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지켜 낼 것으로 보나.
“민주당이 몇 석을 더 획득할 수는 있어도, 공화당이 상ㆍ하원에서 모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전체 의석의 3분의 1이 갈리는)상원 선거에는 민주당 현역 의원이 어렵게 수성에 나서는 곳이 더 많다. 하원에서도 공화당 우세가 예상된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계속해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_트럼프 대통령은 주류 언론이 편파적이라고 주장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현직 대통령들은 대부분 언론이 편파적이라고 여긴다. 언론 고유의 비판기능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전임자와 비교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론이 더 까다롭고 비판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토머스 홀브룩 석좌교수는 1988년 아이오와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위스콘신대(밀워키) 정치학과의 ‘윌더 크레인’ 석좌교수다. 미국 선거제도 및 유권자 투표행태 분야의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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