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선거 레이스 전략은
수권 능력도 함께 다지기”
安 몰아세우고 沈 견제
5ㆍ9 대선 판세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 체제로 굳어지면서 캠프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내심 ‘사실상 선거는 끝났다’고 안도하는 기류도 엿보이지만, 캠프 차원에선 압도적 승리를 위해서는 한 표라도 더 모아야 한다며 고삐를 바짝 조이는 모습이다.
선거 후반부 들어 문재인 캠프의 선거 기조는 ‘대선 이후 안정적 국정운영 준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를 거치지 않고 곧장 정권을 출범시켜야 하는 만큼, 남은 선거 레이스를 수권 능력을 다지는 기간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김민석 선대위 종합상황본부장은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후보는 물론이고) 캠프 조직의 언행에 있어 한마디로 ‘무사고’를 지향한다”며 “이기는 게 목적이 아니라 이겨서 국정을 잘 이끌겠다는 책임감과 신뢰를 주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도 이날 오전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인수위 때 해야 할 준비를 후보 단계 때 해야 하는데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하느라 경황이 없다”면서 “막바지에 가면 다음 정부를 구상하는 시간과 준비가 필요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국회에서 후보 직속 기구로 발족한 통합정부추진위원회 행사에 참석하고, 농어민과 지방분권 공약 발표에 나서는 등 릴레이 정책 행보를 선보였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 대한 견제도 시작했다. 문 후보가 견고하게 우위를 보여온 20대와 야권 지지층에서 심 후보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게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문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논란을 빚은 동성애 발언과 관련해 “그 분들(성 소수자)에게 아픔을 드린 것 같아 여러 가지로 송구스럽다”며 머리를 숙였다. 문 후보는 오후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수자에 대한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해명 글을 재차 올렸다.
문 후보가 이날 이재명 성남시장의 안방인 경기 성남 지역 집중 유세에서 대선 레이스를 패러디한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에서 ‘문재수’란 이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김민교를 만난 것 역시 젊은층과 소통하기 위한 행보다. 진보 진영의 이슈인 기본소득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기본소득위원회를 후보 직속 기구로 둔 것도 야권 성향 지지층을 향한 구애 성격이 짙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차원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때리기도 이어졌다. 캠프는 이날 “서울대가 안 후보 부인인 김미경 교수 채용 당시 정원 1명을 추가로 배정 받도록 조작한 게 확인됐다”며 특혜 채용 의혹을 거듭 주장했다. 또 안 후보가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포스코 비리의 몸통으로 지목된 배성로 영남일보 회장(당시 동양종합건설 대주주)에게 포스코 건설의 막대한 일감을 몰아줬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배 회장은 지난 대선에서 안 후보의 비선조직으로 불린 ‘서초동 그룹’의 멤버였다는 점을 들어 두 사람의 비선관계를 파헤쳐야 한다는 게 캠프의 주장이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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