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 경북 성주군 골프장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핵심장비가 배치됐다. 이번 전격 배치를 통해 사드 가동이 조만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 2기, 교정 통제소 등 주요 장비를 골프장 안으로 반입했다”며 “이번 주에도 시험가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전격 배치가 이뤄지자 사드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배치 과정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 주민들과 경찰 사이의 충돌도 빚어졌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기습 배치’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왔고, 중국은 강력 반발하며 한반도 주변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된 사드 배치는 부지 선정부터 갈등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7월 사드 부지가 경북 성주의 공군 호크 미사일 부대로 확정되자,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 주민들과 정부 사이의 갈등이 일었다. 성주 주민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민 동의가 없었다는 점과 안전 문제를 들며 강력한 배치 반대 운동을 펼쳤다. 국방부는 성주에 사드를 배치해야 하는 이유로 ▦ 배치 시 남한의 3분의2를 방어할 수 있다는 점 ▦ 북한 방사포 타격권에서 벗어난다는 점 ▦ 중국을 덜 자극할 것이라는 점 등을 들었다
사드 배치는 한반도를 둘러싼 극심한 외교 갈등의 핵심이다. 특히 사드 배치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중국은 실질적인 보복을 가하고 중국은 2월 27일 사드 배치 부지로 정부가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골프장을 선정하자 한한령(限韓令) 조치를 강화했다. 지난달 중국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전면금지 조치 이후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도 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역시 타격을 입었다. 특히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정부에 제공한 롯데의 경우 중국 현지 롯데마트가 무더기로 영업중지를 당하기도 했다. 중국인의 반한 감정도 극단으로 치달았다. 상황이 커지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4일 미국 'CNN머니'에서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신회장은 인터뷰에서 "롯데는 중국 내에서 현지인 2만5000명을 고용할 정도로 중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며 “사드 갈등이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 사이 한미 양국은 사드 배치를 계속 전개했다. 지난달 6일 오산기지를 통해 사드 발사대 2기 등 일부 장비가 다른 기지로 옮겨졌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을 종합해 배치를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차기 정부가 구성되기 전 사드 배치를 끝내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26일 사드 핵심장비는 경북 성주군 골프장에 전격적으로 배치됐다. 발사대와 엑스밴드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 사드 운용에 필요한 장비 대부분이 반입된 셈이다. 장비를 연결하면 주한미군이 실질적으로 사드를 운용할 수 있어 사실상 사드 배치가 실전단계에 들어섰다. 하지만 향후 사드를 둘러싼 국내 및 한반도 외교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빛나 인턴기자(숙명여대 경제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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