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수주한 해외 인프라 건설사업에 8,700만달러(약 982억원)를 융자해주기로 했다. 출범 2년째인 AIIB가 국내 기업이 수주한 사업에 투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AIIB는 지난 17일 내부 투자위원회를 열어 수공이 수주한 조지아 넨스크라 수력발전사업을 융자 후보사업으로 결정했다. 오는 9월 2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AIIB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이 나면 수공은 8,700만달러를 융자받게 된다. 수공은 넨스크라 사업 프로젝트 파이낸싱(PF)를 위해 지난해 말 AIIB의 참여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기획재정부와 국토부가 수공과 AIIB 간 금융협의를 주선해왔다.
수공이 2015년 수주한 조지아 넨스크라 수력발전사업은 러시아ㆍ터키와 국경을 맞닿은 조지아의 서북부 넨스크라강에 280MW(메가와트)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5년간 건설해 36년 동안 운영ㆍ관리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 1조2,000억원 중 30%는 수공과 조지아 국부펀드가 함께 출자하고, 나머지 70%는 외부기관에서 충당한다. 해당 사업에는 산업은행을 포함해 아시아개발은행(ADB), 유럽투자은행(EIB), 이탈리아 수출입은행(SACE) 등이 참여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AIIB 등 국제금융기구와 협력을 강화해 국내 기업이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IIB는 미국ㆍ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 ADB 등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 주도로 57개국이 설립한 은행이다. 한국의 AIIB 지분율은 3.81%로 중국 인도 러시아 독일에 이어 5위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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