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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0.9% ‘깜짝 성장!’ … 소비는 역행 ‘반쪽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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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0.9% ‘깜짝 성장!’ … 소비는 역행 ‘반쪽 성장?’

입력
2017.04.2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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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0.5% 대비 큰 폭 상승, 작년 2분기 이후 최고 수준

수출 호조에 건설ㆍ설비투자가 성장세 주도… 소비회복은 아직

가계부채, 사드, 보호무역 등 악재 여전… 성장지속 낙관은 일러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정규일 경제통계국장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정규일 경제통계국장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경제가 1분기에 0.9%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전기 대비)을 기록하며 최근 커지는 경기회복 기대감에 또 하나의 근거를 더했다. 살아난 수출과 기업들의 건설ㆍ설비투자 확대가 성장세를 주도했다. 다만 소비가 여전히 부진한데다 대내외 불안요소도 많아 2분기 이후에도 회복세가 지속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잖다.

27일 한국은행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1∼3월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4분기에 비해 0.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0.5%)보다 0.4%포인트나 높아진 것으로, 시장 예상치(0.7~0.8%)도 뛰어 넘은 것이다.

우리 경제의 분기별 성장률은 2015년 3분기(1.3%) 이후 6분기 연속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3,4분기 연속 0.5%의 저성장세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조만간 1%대 성장률 회복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분기 성장세를 이끈 건 기업들이었다. 건설투자가 작년 4분기 마이너스(-1.2%) 성장에서 1분기엔 5.3% 성장으로 급반등하면서 최대 효자 노릇을 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건설투자 둔화를 우려했는데, 양호한 기상 여건과 공공부문 예산 집행 등으로 건설 관련 실적이 좋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으로 반도체 관련 기계류 투자가 급증하면서 1분기 설비투자도 4.3% 증가했다. 작년 4분기(5.9%)보다 전기대비 성장률은 다소 낮지만, 1년 전인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14.3%나 늘었다. 이는 지난 2010년 3분기(20.6%) 이후 무려 26분기 만에 가장 높은 증가세(전년대비)다.

최근 경기 회복세를 주도 중인 수출도 반도체, 기계, 장비 등을 중심으로 1분기 1.9% 성장률(전기대비)을 기록, 작년 4분기(-0.1%)의 부진에서 탈출했다. 특히 재화수출 증가율(2.6%)은 2012년 3분기(3.4%) 이후 18분기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성장세는 허점도 내포하고 있다. 우선 기업투자와 민간소비 간 엇박자다. 기업들의 건설ㆍ설비투자 확대에 힘입어 1분기 제조업(2.0%)은 25분기 만에 최고 성장률을 보였지만, 민간소비와 직결된 서비스업(0.1%)은 반대로 32분기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에 머물렀다. 도소매 및 음식숙박(-1.2%), 금융 및 보험(-0.9%), 문화 및 기타서비스(-0.8%) 등도 모두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여기에 수출과 설비투자를 견인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해외생산 등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지 않아 지금 같은 ‘반쪽 성장’으론 오히려 양극화만 키울 우려도 있다.

남은 기간 대내외 악재도 여전하다. 갈수록 소비여력을 제한하는 가계부채에 더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 등은 언제든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중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부터는 세계경기 회복세 둔화와 미ㆍ중 압박 등에 수출이 악영향을 받고, 금리상승 등으로 국내 주택 수요도 둔화돼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최근 경기에 긍정적 회복신호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국내외 경제가 장기간 위축에서 벗어나 확장적 선순환 국면에 진입했다고 장담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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