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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희 전 총장, 이대 공관에 최순실 초대해 특별대우

입력
2017.04.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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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학교 구경시켜 주고 점퍼도 건네

김경숙 통해 소개 받아 따로 만나기도

金 “정성을 많이 들인다고 생각했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 비리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 비리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이 최순실(61)씨를 총장 공관에 초대해 식사를 대접한 뒤 관용차를 이용해 대학 구경을 시켜주는 등 특별대우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 전 총장은 대학운영과 관련한 학교 회의에서도 교수들에게 “승마 특기생으로 들어온 학생(정유라씨)이 어떻게 지내느냐”며 근황을 일일이 체크한 정황도 공개됐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 심리로 열린 최씨와 최 전 총장 등 6명의 업무방해 혐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경숙(62)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은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며 “총장 공관에 아무나 초대하는 게 아니라서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김 전 학장의 진술에 따르면 최 전 총장은 최순실씨와 김 전 학장이 2015년 8월쯤 교내에서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도 최씨를 만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김 전 학장이 최씨에게 전화해 같은 해 9월21일 총장실에서 최 전 총장을 소개시켰고, 이때 최씨는 ‘정유라 엄마’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이날은 간단한 다과에 그쳤지만 최 전 총장은 최씨를 한달 뒤 다시 공관으로 불러 식사를 대접했다. 김 전 학장은 “식사하는 동안 최씨가 딸과 전화통화를 한 후 최 전 총장과 나를 바꿔줘서 통화를 했다”고 기억했다.

김 전 학장은 “이날 계획에 없었는데 최 전 총장이 나와 최씨를 총장 관용차에 태우고 학교 구경을 시켜주기도 했다”며 “최 전 총장이 최씨에게 기숙사 신축공사 현장을 내려다보면서 상황을 설명해줬다”고 회상했다. 김 전 학장은 이어 최 전 총장이 최씨에게 이화여대 점퍼 2개를 선물로 줬고 공관에서의 만남 이후에도 최 전 총장과 최씨가 별도로 만난 사실이 있다고도 증언했다. 이 같은 최 전 총장의 행동에 대해 김 전 학장은 “정성을 많이 들이는구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반면 정씨의 학사 특혜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전 학장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선 적극 부인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 전 학장에게 “2014년 9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만나 ‘건너 건너 아는 아이가 이화여대 수시모집 승마특기생으로 지원했다’고 들었냐”는 특검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특검은 김 전 차관이 김 전 학장과 헤어질 무렵 ‘정유연(정씨 개명 후 이름)’이라 적힌 쪽지를 건넨 것은 청탁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김 전 학장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그 쪽지를 집에서 폐기했다”며 청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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