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우려했던 한국당 반색
홍 “안에 갔던 보수표 돌아온다”
심, TV토론 선전에 8% 지지율
“두 자릿수 득표율 가능하다” 분석
대선 판도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양강 구도가 1강1중3약으로 변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약진이 눈에 띈다. 보수 및 진보 성향 표심을 각각 흡수한 두 후보의 지지율이 15%와 10%에 육박하면서 양 캠프는 정부의 선거비용 보전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23~25일 전국 유권자 1,7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홍 후보 지지율은 16~18일 같은 기관이 조사한 수치(10.2%)보다 4.6%포인트나 상승한 14.8%를 기록했다. 홍 후보가 15% 지지율에 근접한 것은 후보 선출 이후 처음이다.
이에 한국당에서는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10%에도 못 미치는 지지율에 ‘파산’ 우려까지 제기됐던 터라 안도의 한숨까지 감지됐다. 공직선거법상 대선 후보 득표율이 10~15%면 선거비용 제한액(1인당 509억원) 안에서 지출한 선거비용 절반을, 15% 이상이면 전액을 정부가 보전해준다.
지지율 상승세와 함께 홍 후보의 자신감도 커지고 있다. 홍 후보는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TV토론을 보면 안 후보가 초등학생 수준의 말만 하고 있다”며 “안철수에게 갔던 보수 진영 표들이 돌아오고 있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보수에서 떠돌고 있는 표가 35%가량 있다고 본다”며 “(현재 공개되고 있는) 15% 지지율은 (한국당) 자체 분석과는 많이 다르다. 지난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보수표를 80%만 받으면 3자 구도에서 이긴다”고 자신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공정하게 재판하면 무죄”라며 보수층 결집에 박차를 가했다.
민주당 측도 홍 후보 기세가 심상찮다는 평가다. 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송영길 총괄본부장은 이날 가톨릭평화방송(C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TV토론회 시청자 평가에서 안 후보가 최하위인 듯하다”며 “안 후보가 홍 후보에 밀려 3등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두 자릿수 득표율이 목표인 정의당도 껑충 뛴 심 후보 지지율에 사기가 크게 올랐다. JTBC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6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 지지율은 8.6%로 나타났다. 한국일보가 의뢰한 한국리서치의 24, 25일 조사에서는 8.0%였다. 25일 밤에는 JTBCㆍ중앙일보ㆍ한국정치학회가 주최한 대선후보 초청 TV토론회가 생중계됐다. 심 후보는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 마음을 얻는 게 얼마나 힘든지 정의당만큼 뼈저리게 느껴 온 정당도 없을 것”이라며 “두 자릿수 지지율을 돌파해 촛불시민혁명을 완수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심 후보 지지율 상승은 판세 변화와 TV 토론 선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정의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인 이정미 의원은 “문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면서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소신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남은 두 차례 TV토론에서 지금까지처럼 정책ㆍ공약 검증에 매진하면서 차별화한 모습을 보이면 두 자릿수 득표율이 가능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여론조사 관련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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