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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금님의 사건수첩' 이선균 "나도 한 때 로맨틱가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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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금님의 사건수첩' 이선균 "나도 한 때 로맨틱가이였지"

입력
2017.04.2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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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한없이 까칠한데 웃기고 멋있다.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26일 개봉)에서 왕 예종을 연기한 이선균의 이야기다. 예종은 총명하면서도 엉뚱하고, '자아도취'에 흠뻑 빠져있는 왕이지만 뜻밖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완벽남'이다. 이선균은 특유의 담백한 연기로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 들었다. 데뷔 16년 만에 처음으로 찍은 사극인데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마흔이 넘으니 사극을 한 번도 안 한 배우가 저 밖에 없더라고요. 그 동안 주로 트렌디 드라마를 해 온 탓인지 사극 대본이 유독 안 들어왔어요. 물론 두 세 작품 출연 제안이 온 사극은 있는데 정통 사극은 쉽게 내키지 않았죠. 퓨전 사극으로 시작해보고 싶었어요."

이선균은 처음 도전한 사극임에도 과하지 않은 연기톤을 유지했다. '히어로'처럼 모든 걸 다 갖춘 왕을 표현하면서도 오버하지 않는 연기가 눈길을 끌었다. "말도 안 되게 멋있는 캐릭터잖아요. 이걸 멋있게 표현하면 과할 것 같았어요. 신입사관으로 나온 재홍이 역할도 그렇고요. 둘이 코믹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 최대한 허술하게 연기해야 할 것 같았죠. 그래야 멋있는 모습이 나올 때 반전의 효과가 클 테니까요."

'임금님의 사건수첩'의 묘미는 이선균과 안재홍의 콤비 플레이다. 손발이 척척 맞는 코믹 연기가 일품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호흡이 잘 맞았던 건 아니라고 했다. "처음에는 재홍이가 대사를 너무 늦게 받아 쳐서 '왜 그러냐'고 물어봤죠. 긴장을 많이 해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한 4회 차쯤 지나니까 서로 편해졌죠. 4개월 동안 지방 촬영을 하다 보니 애인처럼 붙어 다녔던 것 같아요. 재홍이 너무 귀엽지 않아요?"

두 사람은 특별한 인연이다.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2011년)에서 배우와 제작부 스태프로 처음 만났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나 배우 대 배우로 카메라 앞에 섰다. 그 사이 안재홍은 tvN '응답하라 1988' 출연 후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이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다. 이선균은 출연을 망설인 안재홍의 부담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저도 '커피프린스 1호점'을 막 끝냈을 때 그랬어요. 큰 작품에 출연하게 돼 너무 좋지만 한편으로는 부담되거든요. '내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원작만화를 모티프로 했다. 이선균은 "원작의 주인공 둘은 굉장한 꽃미남이다. 나와 재홍이 얼굴이 아니다"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문현성 감독을 만나서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냐'고 물었어요. 그만큼 원작의 주인공은 꽃미남이었거든요. 캐릭터 자체도 완벽해서 누가 연기해도 멋있어 보일 캐릭터였죠.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이 캐릭터 안에서 놀아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죠."

전형적인 꽃미남은 아니지만 이선균은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로맨틱가이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이후 '달콤한 나의 도시' '파스타' '트리플' 등 드라마에서 부드럽고 로맨틱한 면모를 드러내며 많은 여성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맞아요. 저도 한 때는 로맨틱가이였죠. 다시 그런 작품들이 들어온다면 안 할 이유는 없겠죠. 팬들이 워낙 좋아하는 연기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나이 마흔 넘어서 트렌디 드라마에 출연하기는 쉽지 않겠죠."

이선균은 배우인 동시에 두 아들의 아빠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나온 영화를 처음 보여줬다며 기뻐했다. 영락없는 '아들 바보'다. "아이들이 제가 나온 영화를 보는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얼마 전 가족시사회에 초대해서 다 같이 봤는데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첫째는 폭탄이 터지거나 시체를 부검하는 장면을 무서워했는데 둘째는 마냥 재미있어했죠. 재홍이의 팬이 됐어요(웃음)."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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