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꿈의 무대’ 월드챔피언십 승격을 눈 앞에 뒀다.
백지선 감독(50)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끝난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 3차전에서 헝가리에 3-1 역전승을 거두고 3연승(승점 9)의 파죽지세를 이어가며 대회 중간 순위 선두를 지켰다. 한국은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2를 추가하면 최소 2위를 확보, 2018년 5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2018 IIHF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 승격을 확정한다.
이번 대회에서 일취월장한 경기력으로 메가톤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백지선호’는 3차전에서도 무서운 집중력과 뒷심으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해냈다. 한국은 초반부터 경기 주도권을 틀어쥐고 헝가리를 몰아붙였다. 1피리어드 유효 슈팅(SOG) 수에서 13-5로 앞설 정도로 파상 공세를 퍼부었지만 세 차례나 맞은 파워 플레이(상대 페널티로 인한 수적 우세 상황)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선제골을 뽑아내지 못한 채 1피리어드를 0-0으로 마쳤다.
오히려 2피리어드 초반 거듭된 페널티로 몰린 3대 5의 숏핸디드(페널티로 인한 수적 열세) 상황에서 선제골을 허용했다. 2피리어드 2분22초에 브라이언 영(하이원), 3분34초에 이영준이 거푸 하이스틱킹 반칙을 선언 당해 마이너 페널티(2분간 퇴장)를 받아 스케이터 3명이 상대 5명과 맞서는 치명적인 위기에 몰렸고, 3분45초에 다니엘 코거가 날린 슈팅이 한국 수문장 맷 달튼(안양 한라)의 파이브 홀을 관통했다.
우세한 경기 흐름을 가져가면서도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자신감이 붙은 한국은 흔들림 없이 경기에 임했다. 2피리어드 15분43초에 김기성-김상욱(이상 안양 한라) 형제가 기막힌 콤비 플레이로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안진휘(안양 한라)의 슈팅이 상대 골리에 리바운드 돼 김상욱 앞으로 흘렀고, 김상욱이 김기성에게 연결했다. 김기성은 재빠른 스냅샷으로 마무리, 헝가리 골 네트를 흔들었다. 김기성의 대회 3호골이자 3경기 연속 득점이다.
김상욱-김기성 형제가 동점골을 만들어내자 3피리어드에는 신상우-신상훈(이상 안양 한라) 형제가 릴레이 득점포를 터트리며 역전 드라마의 주연이 됐다. 동생 신상훈의 득점포가 먼저 불을 뿜었다. 신상훈은 3피리어드 6분31초에 뉴트럴존을 통과해 퍽을 덤프(공격 지역으로 퍽을 쳐 넣는 것)시킨 후 문전으로 쇄도해 들어갔고 백 보드에 리바운드된 퍽을 공격 지역 오른쪽 서클 근처에서 강슛, 골리의 파이브 홀을 꿰뚫는 멋진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15분13초에는 형 신상우가 추가골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상대 패스를 끊어내 공격 지역으로 쇄도해 들어간 신상우는 침착한 퍽 컨트롤 후 샷블락을 시도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날카로운 리스트샷으로 헝가리 골문 구석을 흔들고 포효했다.
수문장 맷 달튼은 23개의 슈팅 가운데 22개를 막아내며 변함 없는 ‘철벽’을 확인시켰다. 달튼은 이번 대회 3경기에서 경기평균실점(GAA) 1.67, 세이브성공률(SVP) 0.946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GAA와 SVP 모두 이번 대회에 출전한 골리 가운데 최고 성적이다.
거침 없는 연승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은 28일 새벽 2시30분 오스트리아와 4차전을 치른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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