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군에 퇴계 이황과 관기 두향의 애달픈 사랑을 되살린 스토리텔링 공원이 생겼다.
25일 단양군에 따르면 두향의 무덤이 내려다보이는 단성면 장회나루 언덕에 퇴계와 두향의 만남부터 이별까지 과정을 테마별로 담아낸 입석 등으로 연면적 400㎡ 규모 공원을 꾸몄다.
매화나무에 물을 주고 소원을 비는 소원석과 매화 문양의 액자 포토존이 설치됐고, 바닥 곳곳에 조명을 깔아 색다른 야경도 꾸몄다.
이른바 성인군자와 기생이 나눈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고계문집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도 전해지고 있다.
퇴계는 1458년 48세 때 단양군수를 제수받을 즈음 잇단 불행을 겪었다. 두 번째 부인마저 사별하고, 둘째 아들도 요절했다. 수심에 가득차 단신부임한 그에게 수청을 든 관기가 18세 두향이었다. 두향은 미모는 물론 거문고와 시문이 뛰어나고, 매화에도 조예가 깊었다. 매화를 좋아한 퇴계는 단양의 절경을 즐기며 두향과 시를 논했고, 이내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퇴계는 형이 충청감사로 발령나면서 상피제에따라 9개월만에 경상도 풍기군수로 옮겨야 했다. 두향은 퇴계와 노닐던 강선대 밑에 초막을 짓고 평생 수절하며 일편단심 그리움 속에 살았다. 두향은 퇴계가 1570년 안동에서 숨을 거두자 곡기를 끊고 초막에서 굶어 죽었다. 단양군은 매년 두향제를 올리며 그 절개를 추념하고 있다.
최정복 기자 cj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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