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 벤처
플라잉카 상용화 전 시험 비행
물 위 4.5m를 5분간 날며 성공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의 스타트업(신생벤처) ‘키티호크’가 선보인 ‘플라잉카(나는 자동차)’ 소식을 전하며 이런 제목을 달았다. 페이지가 1년여 동안 1억달러(약 1,126억원)를 들여 개발한 1인승 플라잉카 ‘키티호크 플라이어’가 상용화에 앞서 시험 비행에 성공한 것.
이날 온라인에 공개된 1분여짜리 시연 영상을 보면 키티호크 플라이어는 운전석 아래 달린 작은 프로펠러 8개를 이용해 수직으로 이ㆍ착륙한다. 동체를 공중에 띄우기 위해 별도의 활주로가 필요 없다는 얘기다. 자동차 운전대와 유사한 장치로 전후좌우 및 상하로 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도 있다. CNN은 “제트스키를 공중 부양시킨 것 같다”고 묘사했다. 시험 비행은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한 호수에서 이뤄졌는데, 15피트(4.57m) 상공을 5분간 운행하는 데 성공했다.
페이지는 비행 후 “하늘을 나는 차를 개발하려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며 “키티호크 플라이어를 타고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흥분된다”고 말했다. 공중부양 차량은 이미 미연방항공청(FAA)의 운행 승인을 받았으며 회사 측은 올 연말쯤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물론 키티호크 플라이어는 도로가 아닌 물 위에서만 비행이 가능하고, 새로운 항공교통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 등 시판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그래도 업계에서는 곧 공중을 떠다니는 플라잉카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 기업 우버는 25일 공중부양 차량 비전에 관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고, 글로벌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도 지난달 제네바 국제모터쇼에서 자율주행 플라잉카를 개발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들이 모여 10년 이상 플라잉카 프로젝트를 진행한 테라푸지아, 독일 벤처기업 릴리움 역시 비행 자동차 상용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NYT는 “기업뿐 아니라 두바이 등 플라잉카 개발에 뛰어든 정부도 있다”며 “접근 방식은 각각 다르지만 언젠가 사람들이 차를 타고 도시 상공을 누빌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는 같다”고 전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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