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 45만2000명 예약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
사드 탓 외국인 방문은 67% 감소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중국인 단체관광객(遊客ㆍ유커)이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5월 황금연휴기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커들의 빈자리를 내국인 관광객들이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관광업계에선 5월 연휴기간 제주를 찾겠다는 내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25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29일부터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5월 9일까지 징검다리 연휴 11일간 내ㆍ외국인 관광객 48만8,000여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9만1,481명과 비교해 0.7% 감소한 것이다.
날짜별로 보면 29일과 30일 각각 4만8,000명, 5월 1일 4만2,000명, 2일 4만5,000명, 3일 4만8,000명, 4·5·6일 각각 4만5,000명, 7일 4만2,000명, 8일 4만명, 9일 4만명 등 연일 4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제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 중 내국인 관광객은 45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만828명)보다 18.7%나 늘었다. 또 연휴 기간 국내선 항공편은 총 2,479편(도착 기준)이 운항하며, 항공좌석 평균 예약률은 이미 85∼90%에 달해 제주행 항공권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외국인 관광시장은 여전히 ‘사드 후폭풍’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까지 겹쳐 일본인 관광객 유치도 걸림돌로 작용하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이번 연휴기간 외국인 관광객은 3만6,000명이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653명과 비교하면 67.5%나 줄어든 수치다.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 정부의 보복이 노골화한 지난달 초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중국인 관광객은 중국 노동절 연휴(29일~5월 1일)임에도 불과 4,960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7,917명에 비해 82.2% 감소한 수치다. 이 기간 중국과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도 50편으로, 전년 노동절 기간(76편) 대비 28.5% 줄었다.
일본 연휴인 ‘골든위크(29일~5월 5일)’ 7일간 제주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도 950명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2,915명)과 비교해 67.4% 감소했다. 최근 일본 외무성은 자체 홈페이지에 한반도 정세불안 등을 이유로 한국 방문을 자제하라고 공지했으며, 일본 현지 언론들도 북핵 관련 보도들을 쏟아내고 있어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관광업계 관계자는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지만, 내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빈 부분을 채우고 있다”며 “또한 뒤늦은 감이 있지만 제주관광업계가 외국인 관광시장 다변화에 힘을 모으는 등 오히려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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