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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심판행세 그만…‘렉시법’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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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심판행세 그만…‘렉시법’ 나온다

입력
2017.04.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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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시 톰프슨. AP연합뉴스
렉시 톰프슨. AP연합뉴스

렉시 톰프슨(22ㆍ미국)의 발목을 잡은 ‘시청자 제보 벌타’ 사건을 계기로 골프 룰이 바뀐다. 25일(한국시간)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시청자의 경기 개입을 금지하는 골프 법 개정과 관련한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ESPN에 따르면 새로 바뀌는 일명 ‘렉시법’은 ▲시청자의 경기 개입 금지 ▲라운드를 마친 후 벌타 소급 적용 금지 ▲스코어카드 접수 후 벌타 소급 적용 금지 등 세 가지다. 공식적인 골프 규칙 전문가만 경기에 개입할 수 있고, 일반 시청자는 이메일과 전화 등으로 경기에 영향을 줘선 안 된다. 모든 패널티(벌칙)는 해당 라운드가 발생한 날에 이뤄져야 하며, 소급 적용돼선 안 된다. 또한 선수 자신이 몰랐던 규칙 때문에, 스코어카드를 잘못 적어도 이로 인한 벌타를 주지 않기로 했다.

골프 룰 개정은 렉시 톰프슨이 이달 초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시청자의 TV제보로 4벌타를 받아 우승을 놓친 데서 비롯됐다. 톰프슨은 대회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다가 최종 4라운드에서 4벌타를 소급 적용 받았다. 전날 3라운드 경기 중 규정을 위반했다는 TV시청자 제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는 17번홀(파3)에서 파 퍼트를 앞두고 공을 주워 마크하고 다시 공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2.5cm정도 공을 홀 쪽으로 가깝게 붙였다.

공을 마크하는 렉시 톰프슨. 골프닷컴 캡처
공을 마크하는 렉시 톰프슨. 골프닷컴 캡처

이 장면을 TV중계로 본 시청자가 이를 이메일로 제보해 다음날 벌타가 소급됐다. 공을 마크한 지점이 아닌 홀에 가까이 놓았다는 이유로 2벌타, 스코어 카드를 잘못 작성해 제출한 이유로 2벌타 등 총 4벌타를 한 번에 받았다. 2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던 톰프슨은 ‘졸지에’ 공동 5위로 내려앉았다. 충격적인 벌타에 톰슨은 13번홀 티샷을 앞두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연장전 끝에 우승은 유소연(27ㆍ메디힐)에게 돌아갔다.

시청자 제보 벌타 논란은 곧바로 골프계의 가장 큰 화두가 됐다. 타이거 우즈(42ㆍ미국)는 트위터로 “시청자가 경기위원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유감을 표했고, 필 미켈슨(47ㆍ미국)도 “우승 트로피는 톰프슨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인터뷰해 화제가 됐다. 정작 톰프슨 자신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지만 룰은 지켜야 하는 것”이라며 담담한 심경을 내보였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 10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세르히오 가르시아(37ㆍ스페인)도 TV 시청자의 제보로 벌타를 받을 뻔한 사실이 하루 뒤 밝혀져 논란은 재점화됐다.

미국 골프위크에 따르면 개정된 ‘렉시법’은 발표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렉시법은 2019년으로 예정된 ‘골프 규정 대개정’ 시행까지의 유예기간 없이 즉시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렉시 톰프슨은 28일부터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발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총상금 130만 달러)에 출전한다. 4벌타 사건 이후 나서는 첫 대회다. 초유의 렉시법까지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톰프슨이 27일 미디어데이에서 내놓는 발언에 골프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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