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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에 거액 은닉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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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에 거액 은닉 의혹

입력
2017.04.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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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호 “검찰 대면조사 당시 애써 검사 자리 비우게 만들고

그 돈으로 딸ㆍ손자 양육 부탁”

朴ㆍ崔 경제공동체 결정적 단서

특검, 장씨 진술 확보했지만 “부담감에…”압수수색 못 나서

최순실 씨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수수 혐의 4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씨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수수 혐의 4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에 최순실(61)씨가 거액의 돈을 숨겨 보관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를 파악하고도 삼성동 자택을 압수수색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의 뇌물수수 혐의 공판에서 조카 장시호(38)씨가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지난해 12월 4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최씨와 대면했을 때 일어난 일을 특검에서 증언한 조서가 공개됐다. 검찰은 당시 최씨가 기본적인 사실관계까지 모두 부인해 수사 난항을 겪고 있었고, 최씨가 장씨를 만나게 해주면 사실대로 털어놓겠다고 주장해 담당검사실에서 둘의 만남이 성사됐었다.

자백을 전제로 장씨를 만나려고 한 뚜렷한 목적이 있었다. 최씨는 장씨가 들어오자마자 오열하며 와락 끌어 안는 등 과장된 행동으로 검사의 주의를 분산시켰다. 최씨는 검사가 보지 않는 틈을 타 A4 용지에 “삼성동 2층 방, 유주 유치원”이라고 적은 뒤 메모를 보도록 장씨의 발을 툭 쳤다. 하지만 장씨가 이해하지 못하자 최씨는 더 크게 울면서 물을 떠달라고 호소한 뒤 검사가 자리를 비우자 표정이 변했다. “잘 들어, 삼성동 2층 방에 돈 있어. 열쇠는 방 과장(운전기사)한테 있어. 유연이(정유라), 유주(정유라의 아들) 그 돈 갖고 키워”라고 단호하게 말했다는 게 장씨 진술이다. 또 최씨는 “유진이(장시호) 물도 한 잔 가져다 주세요”라고 말한 뒤 검사가 재차 자리를 비우자 “삼성동 경비가 널 모르니 이모 심부름 왔다고 하면 문 열어 줄거야”라고 말했다.

장씨는 이를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에 최씨가 거액을 숨겨 뒀다는 뜻으로 받아 들였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적어도 수억원은 될 것으로 추측했다. 장씨는 “이모가 평소 현금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대통령 자택에 두었다고 생각했다”며 “대통령과 최순실은 뗄 수 없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고, 사저 관리 도우미 월급 등 대통령이 자잘하게 써야 하는 돈을 이모가 내주는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이모나 대통령이 사저를 검찰에서 뒤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돈과 중요 자료들을 갖다 뒀을 것”이라고도 했다.

장씨의 말대로 거액의 돈이 삼성동 자택에 있었다면 뇌물 혐의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경제공동체라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해석이다. 장씨의 이 같은 증언은 올 1월27일 있었다. 하지만 특검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삼성동 자택을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 결정으로 삼성동 자택으로 복귀한 3월12일 이후에는 증거가 없어졌을 가능성이 커 특검의 허술한 증거 수집에 대한 비난이 제기된다. 특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시 박 전 대통령 대면조사를 타진하던 상황이었던 데다 현직 대통령의 빈집을 털었다가 결과물이 없을 때 입을 타격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영상실에서 녹화를 했고 교도관과 검사도 있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날 장씨는 박 전 대통령이 최근 이사할 곳으로 밝힌 내곡동 주택도 2016년 여름 최씨가 박 전 대통령 퇴임 이후를 위해 알아봐둔 곳이라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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