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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유치원 광주 큰빛자연생태유치원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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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유치원 광주 큰빛자연생태유치원 탐방

입력
2017.04.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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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수업 시간. 아이들이 숲활동을 하는 모습을 부모들이 지켜보고 있다. 큰빛자연생태유치원 제공
참여 수업 시간. 아이들이 숲활동을 하는 모습을 부모들이 지켜보고 있다. 큰빛자연생태유치원 제공

광주 큰빛자연생태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주소지는 광주지만 막상 가보면 시골이다. 농촌 지역으로 분류돼 택시 요금에 할증이 붙고 도로에도 농어촌버스가 다닌다. 시내를 한참 벗어나 황룡강에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이 눈에 띌 때쯤에서야 유치원 간판이 보인다.

시골 유치원치고는 규모가 크다. 9,900㎡ 대지에 세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290명의 원생이 매일 아침 모여든다. 광주 전역에서 온다. 제일 가까운 원생도 차로 20분 거리다. 나주기술단지에서 오는 아이도 있다.

아이들은 매일 10시 30분이면 유치원 뒷산으로 나가서 12:30까지 체험활동을 한다. 날이 추워지면 나가는 시간을 늦춘다. 매일 숲에서 뭘 하느냐는 사람도 있지만 할일은 많다. 매일 과제가 주어진다. 사계절 변화하는 자연을 관찰하는 것은 물론 전통 놀이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한다. 꽃 피고 개구리가 깨어나는 4월에는 꽃과 개구리알 관찰이 과제다. 계곡물에서 매일 조금씩 변해가는 개구리 알이며 도롱뇽 알을 관찰한다. 체험 활동은 아이들이 주도한다. 교사는 거의 입을 다물고 있다.

산은 넓다. 6만6,000㎡ 규모다. 원래 작은 마을이 자리 잡은 터였다. 사람이 지은 건축물은 모두 사라졌지만 눈에 띌 정도로 평평한 터는 모두 집이 앉아있던 자리다. 마을 사람들이 물을 샘도 그대로 남아 있다. 샘터는 개구리 알 관찰 장소로 인기가 높다.

아이들은 하루 종일 신나지만 정작 교사는 힘들다. 산 체질이 아니면 적응할 수 없다. 최성호(68)큰빛자연생태유치원 이사장은 면접을 볼 때 “보통 유치원처럼 생각하면 힘들어서 못 한다. 매일 밖으로 나가고 때로 등산도 해야 한다”고 미리 알려준다. 지레 겁을 먹고 그만두는 사람도 있지만 일단 교사로 일을 시작하면 대개 남는다. 숲유치원 만의 매력 때문이다. 교사들 중 유아숲지도사 자격을 갖춘 교사가 8명이다.

텃밭에서 강낭콩을 심고 있는 아이들. 큰빛자연생태유치원 제공
텃밭에서 강낭콩을 심고 있는 아이들. 큰빛자연생태유치원 제공

원훈은 ‘뛰고 놀고 노래하고 춤추자’이다. 모든 활동을 아이답게 자연스럽게 엮어간다. 재롱잔치도 없다. 졸업식에 그 동안 유치원에서 배운 고무줄놀이나 줄넘기 등을 공연한다. 재롱잔치 준비하느라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은 전혀 없다.

먹거리도 중요하게 생각해 유기농 매장이나 생태유아공동체 등에서 먹거리를 구입해서 먹인다. 신체와 감성, 사고의 조화로운 발달을 지향한다는 목표로 발도로프 교육을 함께 하고 있다.

이처럼 주관과 개성이 뚜렷한 교육은 최성호 이사장이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어서 가능했다. 평생 교단에 몸담고 있었던 만큼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늘 고민했다. 그 결과가 큰빛생태유치원이다.

1회 졸업생들이 현재 초등학교 6학년들이다. 유치원을 그리워하는 졸업생들을 위해 한 달에 한번 숲을 개방한다. 부모들과 함께 숲에 와서 추억을 되새기면서 하루를 즐긴다. 최 이사장은 “큰빛의 종착역은 초중고 통합 대안학교가 될 것”이라면서 “자연에서 배운 감성과 지혜로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도 행복하게 만드는 어른으로 자라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유치원을 방문한 방문객들과 포즈를 취한 최성호 이사장(중앙).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유치원을 방문한 방문객들과 포즈를 취한 최성호 이사장(중앙).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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