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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집안 뚱보 3세 탓 中 난처… 뭔가 일 터지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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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집안 뚱보 3세 탓 中 난처… 뭔가 일 터지는 거 아닌가”

입력
2017.04.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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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맞아 중국인 관광객 북적여도

무장 경찰 차량 온종일 경계 삼엄

“최근 들어 북한 사람 발길 뜸해져

작년부터 일감 절반으로 줄어들어”

23일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조중우의교 부근에 무장경찰 차량이 배치돼 있다. 단둥=양정대 특파원
23일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조중우의교 부근에 무장경찰 차량이 배치돼 있다. 단둥=양정대 특파원

휴일인 23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북한 신의주시와 마주한 단둥시의 대표적 관광지인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 주변에는 휴일을 맞아 중국인 관광객들이 북적였지만, 인근에는 경찰의 새까만 무장차량이 하루종일 일대를 삼엄하게 경계하며 버티고 서 있었다.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인 오는 25일쯤 6차 핵실험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한반도 주변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지만 이 곳 단둥은 언뜻 봐서는 평온한 일상이었다. 강바람이 다소 차가웠지만 관광버스들은 쉼 없이 관광객들을 실어날랐고,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끊어진 압록강단교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았다. 신의주 인근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유람선도 정상적으로 운항했다. 평양~단둥을 오가는 열차도 오전 8시45분과 오후 4시20분께 압록강철교를 예정대로 건넜고, 인근 훙샹(鴻祥)여행사 등에는 북한 관광상품을 문의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내 쪽도 겉보기에는 평온했다. 단둥 최대 번화가인 황진(黃金)상가 주변이나 북한 보따리상인들이 장마당에 풀어놓을 물건을 주로 구매하는 신류(新柳)시장ㆍ쇼핑몰 주변도 여느 주말과 다름없이 북적였다. 반면 일요일이면 문을 닫는 가게가 많은 단둥역 부근 고려가(한국ㆍ북한 민속거리)는 예상대로 한산했고, 압록강철교를 건너 오가는 화물차량이 없는 날이어서인지 단둥해관 주차장도 비어 있었다.

하지만 한꺼풀만 들어가보면 사정이 전혀 달랐다. 일반 관광객들 중에도 북한의 추가 도발 정황과 관련한 뉴스를 접한 이들이 많았고, 북한 김정은 정권을 향한 비난과 분노의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선양(瀋陽)에서 단체관광을 온 뤄밍찬(羅明燦ㆍ55)씨는 “진싼팡(金三胖ㆍ김씨 집안 뚱보 3세) 때문에 중국의 입장이 난처해졌다”고 말했고, 단둥시민 양위안(陽援ㆍ48)씨는 “인민들이 굶어죽는데도 핵무기만 고집하는 지도자는 자격이 없다”고 김정은을 비난했다.

열흘 전쯤부터 배치된 무장경찰 차량을 두고도 걱정어린 얘기들이 오갔다. 압록강변 조중우의교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무장경찰 차량을 코 앞에서 보고 있는 중롄(中聯)호텔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북한) 사람들의 발길도 뜸해졌다”면서 “이러다가 뭔가 일이 터지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한국ㆍ북한 상품을 한 데 모아 파는 한 상인은 “무장경찰 차량이 배치된 건 정말 드문 일”이라며 “엊그제 찾아온 단골 북한손님도 걱정이 많은 것 같더라”고 전했다.

대북 무역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마음은 천근만근이다. 조선족 강모씨는 “작년부터 일감이 절반 가까이 줄었는데 북한이 또 핵실험을 해서 시끄러워지면 아예 사업을 접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북한에서 농산물을 수입해 파는 한 사업가는 “얼마 전부터 해관 검사가 깐깐해져서 죽을 맛”이라며 “15일(태양절ㆍ김일성 생일)도 무사히 지나갔으니 25일도 아무 일 없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16년째 대북사업을 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주민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거나 중국이 접경지역 경계를 강화했다는 등의 얘기가 많이 돌고 있어 이곳에서도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은 제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단둥=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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