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의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2차전이 열린 23일 안양체육관. 1쿼터 종료 5분12초를 남기고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했다. KGC인삼공사의 주포 이정현(30)이 공격 시 동료 데이비드 사이먼(35)의 스크린을 이용하면서 상대 수비 이관희(29)의 얼굴을 팔로 밀쳤다. 이에 흥분한 이관희는 곧바로 이정현을 강하게 밀쳤고, 이정현은 코트에 쓰러졌다. 심판은 즉각 경기를 중단한 채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다. 판독 결과, 둘에게 더블 파울을 주는 동시에 이관희의 퇴장 판정을 내렸다.
이처럼 날 선 신경전이 오간 전쟁 같은 승부에서 삼성이 웃었다. 삼성이 2016~17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7전4승제) 2차전에서 KGC인삼공사를 75-61로 꺾고 전날 1차전 패배 후 반격의 1승을 올렸다. 1승1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춘 삼성은 26일 안방 잠실실내체육관으로 옮겨 KGC인삼공사와 3차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43점 15리바운드로 고군분투했던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2차전에서도 어김없이 28점 14리바운드로 활약한 가운데 임동섭(27)의 지원 사격이 돋보였다. 임동섭은 3점슛 4개 포함 18점을 올렸다. 특히 1쿼터 초반 퇴장 당한 이관희의 몫까지 해내며 가라앉을 뻔 했던 팀 분위기를 살렸다.
전반까지 30-36으로 끌려가던 삼성은 3쿼터 들어 라틀리프와 마이클 크레익을 앞세워 전세를 뒤집었다. 크레익이 3쿼터 초반 연속 4점을 넣어 34-36으로 따라잡은 뒤 라틀리프의 골밑슛으로 36-36 균형을 이뤘다. 삼성은 이후에도 라틀리프가 골밑슛과 중거리 슛 등으로 연속 6점을 추가해 42-36으로 달아났다. 또 크레익이 2점을 보탰고, 임동섭이 3점슛을 꽂아 47-38로 점수차를 더욱 벌렸다.
삼성은 4쿼터 초반 51-50까지 따라 잡혔지만 라틀리프가 해결사로 나섰다. 라틀리프는 팀 공격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상대 데이비드 사이먼과 골 밑 대결 과정에서 두 차례 연속 반칙을 이끌어내며 사이먼을 5반칙 퇴장시켰다. 그리고 임동섭은 57-53으로 앞선 경기 종료 7분18초 전 3점포를 터뜨렸고, 후반 라틀리프의 득점으로 68-57 두 자릿수 점수차를 만들며 승기를 잡았다.
KGC인삼공사는 오세근이 15점 4리바운드, 이정현이 19점 5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발목 부상으로 결장한 가드 키퍼 사익스의 빈자리가 뼈 아팠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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