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첫 판에서 폴란드를 꺾고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팰리스 오브 스포츠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대회 첫 경기에서 폴란드를 4-2로 누르고 승점 3을 따냈다. 수문장 맷 달튼(31ㆍ안양 한라)이 38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36개를 막아내는 철벽을 과시하며 승리에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아시아리그 MVP 형제 김기성(32), 김상욱(29ㆍ이상 안양 한라)은 선제골과 쐐기골을 터트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한국 아이스하키가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첫 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 일정 탓에 충분한 훈련을 치르지 못한 채 대회 첫 경기에 나선 ‘백지선호’는 폴란드를 상대로 경기 초반 수세에 몰렸지만 맷 달튼과 김기성의 집중력에 힘입어 선제골을 터트리며 리드를 잡았다.
한국은 1피리어드 7분40초께 폴란드 공격수 그제고시 파슈트에게 브레이크 어웨이(골리와 1대 1로 맞서는 상황)를 허용했지만 수문장 맷 달튼이 파슈트의 슈팅을 침착하게 막아내며 선제골 허용의 위기를 넘겼고, 곧바로 이어진 공격 전환에서 안진휘(안양 한라)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오펜시브존에 진입한 김기성이 하이 슬럿에서 날카로운 리스트샷으로 골 네트를 가르며 리드를 잡았다.
1피리어드 유효 슈팅(SOG)에서 6대11로 밀린 한국은 2피리어드에도 폴란드의 파상 공세에 고전했지만 맷 달튼의 신들린 선방쇼로 거듭 위기를 모면했고 2피리어드 7분7초에 신상우(안양 한라)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의 스틱에 맞고 골대로 빨려 들어가는 ‘행운의 추가골’로 점수 차를 벌렸다.
두 골 차의 리드에도 폴란드에 빼앗긴 공격 주도권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던 한국은 김원중(안양 한라)이 홀딩 반칙, 박진규(상무)가 보딩 반칙으로 잇달아 마이너 페널티를 받아 3대5 숏핸디드에 몰린 2피리어드 14분40초에 마테우시 브릭에게 만회골을 허용하며 쫓겼지만 3피리어드 초반 이영준(26)과 김상욱의 그림 같은 추가골로 승세를 굳혔다.
3피리어드 2분7초에 터진 이영준의 득점포가 경기 흐름을 한국 쪽으로 돌리는데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뉴트럴존 중앙에서 상대 패스를 차단한 이영준은 마이클 스위프트(30ㆍ하이원)에게 퍽을 연결하고 문전으로 쇄도했고 스위프트가 상대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찔러준 패스를 골 크리스 오른쪽으로 쇄도하며 마무리하고 포효했다.
이어 3피리어드 6분2초에는 이날 경기에서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치며 수비라인의 구심점 역을 한 디펜스 브라이언 영(하이원)의 파워와 김상욱의 스킬이 쐐기골을 합작해냈다. 브라이언 영은 블루라인 왼쪽 보드에서 치열한 퍽 소유권 다툼 끝에 퍽을 스케이트로 차서 김상욱에게 연결해줬고, 현란한 스틱웍으로 문전으로 파고 든 김상욱은 상대 골리를 제치는 감각적인 백핸드샷으로 폴란드 골 네트를 흔들었다.
폴란드가 3피리어드 9분48초에 바르토워미 포체하의 득점으로 다시 한 골 차로 따라 붙었지만 한국은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수문장 달튼의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앞세워 2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한국은 이로써 폴란드와의 세계선수권 경기에서 3연승(2012, 2016, 2017)을 올리며 역대 전적에서는 4승6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2016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결과(2승 1연장패 2패ㆍ승점 7)를 뛰어 넘는 역대 최고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 아이스하키는 23일 밤 11시 이번 대회 최강으로 꼽히는 카자흐스탄과 격돌한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카자흐스탄과의 역대 전적에서 12전 전패에 머물며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헝가리가 우크라이나를 5-3으로 꺾고 첫 승을 올렸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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